대림산업 외주기획팀의 장춘호 차장은 요즘 업무처리가 한결 수월해졌다. 건설 공사별로 하도급 협력업체를 선정하고 관리하는 것이 그의 몫. 5백여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입찰을 통해 하도급 회사를 뽑고 각 회사의 경영상태를 점검하려면 수많은 서류작업이 따라다녔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신용보증기금의 전자신용인증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장 차장은 서류업무 부담에서 벗어났다. 협력업체의 재무상황과 신용평가 등 모든 경영정보를 신보가 전자문서 형태로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입찰업무가 온라인 상에서 간단히 해결될 뿐 아니라 협력업체가 제출한 전자신용인증서만 보고도 해당 기업의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장 차장은 "일일이 서류를 받아 작업하던 기존방식에 비해 업무 효율성이 몇배나 높아졌다"고 만족해 했다. 신보의 전자신용인증 서비스는 대기업과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에 신보가 신용·경영.기술력 등을 평가해 전자문서 형태로 신용인증서를 발급해 주는 제도다. 중소기업의 '공식 성적표'인 셈이다. 협력업체들은 대기업의 구매.외주 등에 참여할 때 전자신용인증서를 제출, 입찰을 거치면 된다. 이 서비스는 신보가 지난해 10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후 6개월여만에 2천1백여 중소기업이 전자신용인증서를 발급받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발주업체로는 삼성물산(건설부문) 두산건설 한화 포스코개발 대림산업 등 10개 대형 건설사가 이 서비스를 통해 협력업체를 관리하고 있다. 현대건설 등 15개사는 시범 서비스를 거쳐 본격 도입을 검토중이다. 자동차 중공업 조선 반도체 식.음료 등 다른 업종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구매업체들은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별도의 비용부담없이 전자문서로 협력업체 선정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 협력업체 자료관리도 간단해졌다. 신보가 신용인증을 받은 협력업체를 주기적으로 재평가, 최신 자료를 구매업체에 제공하기 때문이다. 협력업체로서는 20만원의 적은 비용으로 인증서 발급과 자체 경영진단 프로그램 활용, 신보의 보증지원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보 신용정보부의 이용득 차장은 "기업간 전자상거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전자문서 사용이 확산되고 있다"며 "전자신용인증 서비스로 구매업체와 협력업체 모두가 이득을 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