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단팀이 가장 고민하는 대목은 부정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10년 전만 해도 "오른쪽 주머니엔 공금만 넣고,왼쪽 주머니는 개인용도로 사용하라"는 지침이 통했다. 그러나 사회분위기가 달라지면서 이같은 주먹구구식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자금을 추적해 부정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 주변사람을 탐문하는 과정에서 반발을 살 때도 많다. 더 큰 문제는 부정을 저질렀지만 부정인 줄 모르는 젊은 사원들이 있다는 것. '거래업체와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 거지,뭐 그런 것까지 간섭하느냐'며 불만을 내비치는 직원도 있다. 경영진단팀은 그래서 부정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부정이 발생할 수 있는 토양을 제거한다는 것이다. 돈을 직원들이 직접 만지지 않게 하는 작업이다. 전자구매는 기본이다. 부품을 사업부가 아닌 본사에서 통합구매하는 시스템도 그래서 발달했다. 경비지출에 대한 체크 시스템도 이중삼중으로 짜여 있다. 임직원이 준수해야 할 매뉴얼도 제시돼 있다. 예컨대 거래업체와 식사할 경우 비용이 1인당 2만원이 넘으면 무조건 삼성사람이 돈을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향응을 받은 것으로 간주한다. 차비 하라고 택시안으로 던져넣은 돈 5만원을 소액환으로 돌려보내지 않았다고 징계를 받은 사원도 있다.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이라고 지적한다. 도덕성을 강조하는 '삼성헌법'이 몸에 배도록 철저한 교육을 시킨다는 것. 신입사원 때는 물론 과장 부장 신규임원 등 단계별로 부정방지 교육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있다. 전문강사도 자체적으로 육성한다. 부정이라는 단어가 적어도 '삼성의 사전'에는 존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