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9일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교가 한·중 수교 1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초청 강연에서 "중국 기업들은 한국 기업의 과거 병폐를 답습해서는 안되며 수익성과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서구식 경영마인드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한국 경제의 경험과 중국에의 교훈'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한국은 고도성장 후 날개 없는 추락을 한 일본의 성장모델을 답습했다"고 말하고 한국과 일본의 성장모델은 △정부주도 성장 △수출지상주의 △정책금융 △성장최우선주의 △종신고용주의 등 다섯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기업 규모로 기업과 기업인을 평가하고 재계 서열을 신용의 증표로 여기는 풍토가 있어 대부분의 기업들이 빚을 내서라도 사업을 확대하려고 애썼다"며 "이는 결국 중복 투자와 설비 과잉을 초래해 기업 및 금융 부실과 외환위기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중국 기업들이 하루속히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경영기법을 배워 실천하지 않으면 한국과 일본의 성장전략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