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상급 디자이너가 참여하는 "2002~2003 추동 서울컬렉션"이 26일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막을 올렸다. 29일까지 나흘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모두 22명의 디자이너가 20개쇼를 통해 올 가을.겨울 유행 경향을 미리 선보인다. 지춘희(미스지 컬렉션),강희숙(강희숙) 문영자(부르다문),이유덕(이유덕 부띠끄)등 국내 대표 브랜드로 입지를 굳힌 톱디자이너와 홍미화 이정우 한송 심설화 등 뉴욕 파리등 세계 패션 무대에서 활동중인 정상급 디자이너가 한데 모인다. 또 중견 디자이너 단체인 뉴웨이브인서울(NWS)소속 디자이너와 신진디자이너들도 참여했다. ◇로맨티시즘으로 개막 이번 컬렉션의 주된 경향은 '로맨티시즘'과 '보보스'. 첫날 첫무대는 로맨틱 패션의 대명사로 꼽히는 디자이너 홍미화씨가 열었다. 가장 남성적인 색채로 분류되는 카키색을 여성적이고 낭만적인 느낌으로 풀어내 주목을 끌었다. 울,실크,벨벳 등 자연소재에 비즈,스팽글,레이스를 매치시키는 형식.의상 곳곳에 커다란 꽃을 달거나 치마 밑단,옷깃,소매 끝에 섬세한 레이스를 달아 페미닌한 느낌을 한껏 풍겼다. "9·11 테러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그는 "전쟁 인간 평화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어 신예 김서룡 김수현씨가 '자유'라는 테마로 무대에 올랐다. 빈티지풍의 활동적인 스타일과 자유로운 보보스를 내건 세련된 캐주얼을 발표했다. ◇축구를 테마로 삼기도 뉴욕에서 인정받고 있는 남성 디자이너 한송씨는 '축구'를 테마로 삼아 독특함을 과시했다. 축구공이나 축구골대 그물망에서 모티브를 따온 개성있는 이브닝드레스 등을 선보였다. 드레스에 스포츠브랜드 아디다스의 축구화나 스니커즈를 매치시는 등 '부조화 속의 조화'를 표방했다. 첫날 끝무대는 '미스지 컬렉션'으로 이름난 지춘희씨가 장식했다. 여성적인 우아함을 특유의 절제된 디자인으로 담아냈다. 주소재는 부드러움의 극치인 벨벳. 보석브랜드 '다사키지니아'의 진주목걸이로 화려하면서도 로맨틱한 감각을 더했다. ◇또 다른 키워드 보보스 홍은주씨는 '보보스'의 대표주자로 나선다. 벼룩시장에서 찾아낸 듯한 소재 등을 사용해 다소 바랜듯,꾸미지 않은 듯한 멋을 표현한다. 남성복을 변형시킨 스타일의 옷이나 손자수,패치워크 등을 활용한 옷들로 고풍스러운 느낌을 강조한다. 27일 마련될 남성복 디자이너 정욱준씨의 무대도 기대된다. 클럽모나코 닉스 디자인실 팀장을 거쳐 99년 압구정동에 '론 커스톰'이라는 의상실을 연 그는 최근 남자 연예인들이 단골로 찾는 디자이너기도 하다. 베이직하면서도 감각적인 스타일을 제시할 예정이다. 신예 디자이너들의 재미있는 무대도 기다려봄직하다. 28일 차례로 쇼를 준비 중인 원지해 이정은씨가 주인공. '펑크'를 테마로 재기발랄하고 젊은 느낌으로 무대를 장식한다. ◇쇼와 제품 수주의 연결 올 컬렉션의 특징은 쇼가 제품 수주와 바로 연결되는 바잉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올해부터는 바이어와 프레스 위주로 쇼를 펼치는 것. 일반인은 이벤트 등을 통해 초청자를 한정했다. 이번 행사에는 영국 멀티숍 조비아를 비롯 버그도프굿맨 백화점 파리 바이어,일본 고급 홈쇼핑업체 주피터숍채널 등의 바이어가 참석하고 이탈리아와 일본 중국의 패션미디어가 참여해 컬렉션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서울컬렉션은 서울시와 산업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패션협회·서울산업진흥재단이 주관한다. 패션포털 삼성디자인넷(www.samsungdesign.net)에서 인터넷으로 생중계한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