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프랜차이즈 산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정부가 가맹점 10만개 육성을 목표로 프랜차이즈 산업을 적극 지원키로 하고 팔을 걷어붙였기 때문이다. 정부는 가맹점 10만개가 새로 생기면 적어도 40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 협회는 이같은 분위기 속에 25일 총회를 열어 윤홍근 (주)제너시스 대표이사 사장(47)을 제2대 회장으로 재선임했다. 프랜차이즈협회에는 4백여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윤 회장은 이날 총회에서 "국민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프랜차이즈 산업의 위상을 높이고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업계 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으로 3년간 협회를 이끌게 된 윤 사장은 한마디로 프랜차이즈 업계의 스타다. 자신의 패스트푸드 브랜드 'BBQ'를 '한국판 맥도날드', 더 나아가 '아시아판 맥도날드'로 키우겠다는 사람이다. 그의 설명을 듣노라면 이런 장담이 근거 없는 얘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맥도날드가 1천개 점포를 넘기고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완비하는데 10년이 걸렸지만 BBQ는 창립 4년만에 이를 달성했지요. 맥도날드가 설립 20년후 햄버거대학을 세웠지만 BBQ는 창립 5년만에 치킨대학을 세웠어요" 그가 지난 95년 9월 시작한 닭고기 브랜드 BBQ 전문점은 현재 1천3백개를 넘었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편의점과 같은 대기업을 제외하고 1천개 점포를 넘긴 유일한 브랜드다. BBQ에는 그의 40년 소망과 피땀이 배어 있다. 윤 사장이 기업인이 되겠다는 꿈을 키운 것은 일곱살때부터라고 한다. 그 당시 어린이들이 선망하는 대통령이나 장군, 판검사와는 동떨어진 꿈이었다. 어려서부터 그는 친기업적 사고를 지니고 있었다. "제가 자란 곳은 전남 순천시 풍덕동이었는데 고무신을 신고 책보자기를 질끈 어깨에 매고 학교 다니던 시절이었지요. 어느날 보자기 대신 가방을 구했는데 그렇게 편할 수가 없어요. 가방은 결국 기업이 만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뒤부터 기업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편리하게 해주는 존재라고 믿었지요" 15년간의 직장생활은 결국 그에겐 경영자가 되기 위한 수업기간이었던 셈이다. 윤 사장이 오랜 꿈을 실현할 기회는 95년에 찾아왔다. 닭고기 생산업체인 '마니커'의 영업부장 시절이다. 마니커는 93년 하반기 미원그룹이 인수한 회사. 미원은 인수후 이 회사를 회생시키기 위해 (주)미원 사료사업본부 총무과장으로 있던 윤 사장을 구원투수로 마니커에 투입했다. 부도로 판매망이 엉망진창이었던 마니커는 윤홍근 영업부장이 책임자가 된 후 6개월만에 하루 10만마리 판매실적을 올렸다. 그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닭고기 프랜차이즈를 회사가 직접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드디어 윤 사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프랜차이즈 사업부가 발족됐지만 구체적인 실무작업은 더디기만 했다. 결국 윤 사장은 자신이 1백% 출자한 독립회사를 세우기에 이른다. 아무도 사업성공을 확신하지 못한 외로운 결단이었다. "준비하는 자에게 두려움은 없다"고 그는 항상 말한다. 사실 윤 사장은 월급쟁이에서 기업가로 변신하기 전 2년 가까이 이를 준비했다. 창업후 그가 맨처음 한 일은 점포 확대가 아니었다. 점포 3백개 정도를 관리할 수 있는 물류 시스템과 점포를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슈퍼바이저 체제를 갖추는데 전력을 다했다. 그의 치밀한 준비성과 돌파력은 IMF 경제위기 때 1백% 위력을 나타냈다. 모든 기업들이 예산을 줄이고 구조조정에 나설 때 그는 도약의 계기를 잡았다고 판단, 공격 경영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본사의 인력과 예산을 총동원, 광고와 영업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는 BBQ 성공을 바탕으로 지난 99년 한식 닭요리 전문점인 '닭익는 마을', 2000년 과일 프랜차이즈 '프루츠 갤러리'를 잇따라 선보였다. 윤 사장의 책상 서랍 안에서는 이미 제4,제5의 브랜드가 차분히 준비되고 있다. 윤 사장은 닭고기에 관한한 어느 전문가 못지않다. 그도 그럴 것이 BBQ가 하루에 판매하는 닭고기 소비량은 국내 생산량의 10%에 달할 만큼 절대적이다. 국내 닭고기 생산량 80만마리중 8만마리를 BBQ가 판매하고 있는 것. 그도 하루에 한마리씩 습관적으로 먹는다. 닭고기에 대한 예찬도 남다르다. 무엇보다 닭고기의 영양분이 다른 고기보다 월등하다는걸 강조한다. '3저1고'의 식품이란 것. 3저란 지방 콜레스테롤 칼로리가 낮다는 것이고 1고란 필수 단백질이 높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환경친화적이란 설명이다. 4㎏의 사료를 먹이면 돼지고기나 쇠고기는 1㎏이 생산되지만 닭고기는 2㎏이 나와 효율이 높다는 얘기다. 거기다 배설물도 훨씬 적어 상대적으로 환경친화적이라는 것. 이런 이유로 닭고기 소비는 한층 더 늘 것으로 전망한다. 그가 꿈꾸는 '아시아의 맥도날드'는 현재진행형이다. 올해말까지 BBQ, 닭익는 마을, 프루츠갤러리 등 3개 브랜드를 합쳐 전체 점포 1천7백개, 매출액 4천1백5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어서 아직은 갈 길이 멀기만 하다. 그러나 첫 단추가 올 하반기에 끼워진다. 오는 10월 중국 베이징에 3백평 규모의 BBQ 해외 1호점을 열 계획이다. 중국이름은 바이베이커(百倍客). 내년에는 미국 호주에도 BBQ 점포를 열 예정. 오는 2020년까지 전세계에 5만개 점포에 BBQ 간판을 내걸고 세계 1위의 패스트푸드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그의 야심찬 계획에 프랜차이즈 업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 < 약력 > 1955년 전남 순천 출생 조선대 경영대학원 연세대 외식산업 고위자과정 미원마니커 영업부장 제너시스 대표이사 사단법인 한국프랜차이즈협회 회장 한국소매업협의회 부회장 대한상의 유통.물류위원회 위원 김은경 여사와 1남2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