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이사업체수는 6천여개에 달한다. 이중 포장이사 전문업체만도 2천개를 넘는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사활을 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쟁이 뜨거운 만큼 제각기 내세우는 강점도 다르다. KGB(옛 고려골든박스)는 서비스 경쟁력에서 강점을 지닌 회사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 80년대말 "출근은 옛집에서 퇴근은 새집으로"란 포장이사 개념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국내 이사 문화를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사는 지난 98년 소비자 단체 등이 주관한 한국 프랜차이즈 리서치 조사에서 "이사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어 99년 3월엔 이사화물 업계 최초로 포장이사와 보관서비스 부문에서 "ISO 9002 인증"을 획득,국제기준의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KGB 박해돈 회장은 "시장의 부침에 연연하지 않고 "고객 만족" 분야에서 리더자리를 고수하는데 회사 역량을 집중한 결과"라고 자부심을 보였다. 고급 브랜드 전략=지난 97년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포장이사 시장은 가격파괴를 내세운 "초저가"와 서비스 품질을 앞세우는 "브랜드" 시장으로 분화됐다. KGB는 이중 브랜드 시장을 타킷으로 잡았다. "선택된 고객,차별화된 서비스"를 모토로 내걸고 고급 포장이사 서비스 업체란 이미지 마케팅에 나섰다. 초창기엔 시련을 겪기도 했다. KGB는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생겨 주문이 주춤해진 것.하지만 고급 브랜드 전략은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발했다. 이제 KGB란 브랜드는 회사의 최고 자산이 됐다. 박광태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는 "품질을 고급화하면 가격이 다소 비싸도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는다는 평범한 마케팅이론이 입증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선조직의 아웃소싱=KGB는 프랜차이즈 형태의 조직을 갖고 있다. 전국의 일선 지점은 모두 KGB의 깃발아래 모인 대리점들이다. KGB 상표를 공동 사용하는 대신 일정액의 상표사용료(로얄티)를 내고 있다. 일선 조직을 통째로 아웃소싱한 셈이다. 이같은 아웃소싱 전략이 97년 전국 70개였던 전국 지점수를 불과 2년만에 1백20개로 늘릴 수 있었던 배경이 됐음은 물론이다. 이 회사의 정판석 사장은 "직영점보다는 현지 파트너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본사의 운영경비를 줄이는 한편 전국적인 시장개척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표준화된 서비스=전국에 퍼져 있는 대리점에서 제공돠는 서비스를 항상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일관성 있는 서비스 관리가 절대적이다. 특히 직영점이 아닌 프랜차이즈에서 제공되는 제품의 품질과 서비스를 보증하기 위해서는 "표준화"가 관건이다. KGB는 이를 위해 포장이사의 개념과 서비스 범위를 규정한 "KGB 서비스 매뉴얼"을 제작했다. 종업원 복장과 미소에서부터 차량 자재 포장상태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전국 어디서나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이 매뉴얼은 전화응대 예절법과 불만사항 접수시 고객유형별 대처요령을 비롯해 품목별 포장법,운반.적재 요령,대금 결제법 등 AS(afer service.사후서비스)는 물론 BS(befor service.안내서비스)까지 고객 서비스 과정에서 지켜야 할 세칙을 조목조목 담고있다. 예컨대 이사포장 작업중엔 고객의 안방 화장실은 절대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고객의 클레임을 접수한 시점부터 24시간 이내 반드시 현장을 방문,파손여부를 확인한 뒤 고객이 수리 진행상황을 물어오기 전에 반드시 전화로 알리도록 규정해 놓았다. 이 매뉴얼은 직원 전체에 대한 반복 교육과 관리를 통해 현장에서 실천된다. 엄격한 서비스 관리=계량화된 서비스 관리도 KGB가 내세우는 강점이다. 이 회사는 매년 지점별 AS성적을 계량화된 점수로 평가한다. 예컨대 고객불만이 인터넷이나 전화를 통해 본사에 접수된 이후 3일이 경과해도 처리가 안되면 해당지점은 10점을 감점받는다. 만약 일주일내에 처리가 안되면 해당지점에 "경고조치"가 내려지는 동시에 해당지점 대표 및 관리자는 본사를 방문,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이같은 경고장을 1년에 2번 이상 받을 경우 대리점에서 퇴출시키는 "극약처방"이 단행된다. KGB는 경기도 광주시에 1천5백평 부지에 교육장을 건립,매달 현장직원 및 사무직원별로 교육을 실시해 서비스 평가 결과를 공유한다. "서비스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은 비용이 아니라 발전을 위한 투자개념으로 개념으로 실시되고 있다"는 게 이 회사 김영순 관리과장의 설명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