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있는" 회사들은 마케팅도 색다르다. 외국기업들이 차별화된 제품 디자인을 부각시키고 예술적 감각을 중시하는 기업철학을 보여주기 위한 디자인 공모대회를 열고 있어 눈길을 끌고있다. 아예 상품을 캔버스대신 내놓기도 한다. 깜찍한 중형 수입차 "뉴비틀"을 생산하는 독일 폭스바겐은 수입.판매법인 고진모터임포트를 통해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27일까지 "아트 비틀 콘테스트"라는 제목으로 디자인 공모행사를 갖는다. 홈페이지(www.vwkorea.com)에서 뉴비틀 평면도를 내려받아 그 위에 원하는 그림을 그리고 작품 설명서와 함께 제출하는 행사다. 대상 수상 디자인은 실제 뉴비틀에 그대로 채색돼 공개할 예정이다. 이 "아트 비틀 카"는 경매에 부치고 수익금은 유니세프에 기부된다. 국내에서는 이 행사가 처음이지만 뉴 비틀에 예술적 감각의 새 옷을 입히는 것은 사실 폭스바겐에서는 새로운 시도가 아니다. 해외에선 뉴 비틀의 모체인 독일 국민차 "비틀"을 3차원 캔버스로 활용하는 행사가 꾸준히 열려왔다. 뉴비틀이 처음 수입된 2000년에 서울 모터쇼에서 "플라워 파워"와 "사파리"등 두 대의 아트 비틀이 소개되기도 했다. 코카콜라는 유명한 코카콜라 병 이미지에 월드컵 이미지를 덧입혔다. 월드컵 본선 진출국 32개국에서 코카콜라 병 이미지를 바탕으로 월드컵을 주제로 한 그림을 공모한 "코카콜라 스타디움 아트 공모전"이 그것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코카콜라가 지난 10일까지 접수된 3천여점 중 32개를 뽑은 후 지난 20일까지 온라인 투표를 거쳐 16점의 작품을 선별해냈다. 온라인 투표 참가자들 중 두명을 뽑아 미국 어학연수 패키지 경품을 주기로 했다. 최종 선정작은 월드컵 경기 때 상대국 대표작과 함께 광고보드(A-Board)로 만들어져 경기장에 전시할 예정이다. 거트 브루스 한국코카콜라 사장은 "FIFA 월드컵 마케팅 역사상 처음으로 소비자가 공식후원사의 광고제작에 직접 참여하는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세계 1위 휴대폰 메이커인 노키아가 99년부터 아시아태평양 14개국에서 실시하고있는 "노키아 아시아태평양 미술대전"은 상품을 이용한 것은 아니지만 역시 감각을 중시하는 기업철학을 보여주기위한 행사다. 올초 심사가 끝난 2001년도 행사 "세상을 보는 눈(Eye on the World)"은 국내 대학생이 그랑프리를 받아 장학금 8천달러와 함께 파슨스 스쿨과 핀란드 헬싱키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나이젤 리치필드 노키아 모바일폰 아태지역 수석 부사장은 "시각예술은 시간을 초월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며 "유망하고 젊은 예술가들을 발굴하기 위한 이 프로그램은 창조적인 사고를 북돋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노키아의 기업철학과 통한다"고 설명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