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계적인 광고회사 오길비 앤 매더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담당 마일즈 영 회장은 21일 "아시아 광고시장은 나라별로 경제상황을 반영한 분화가 일어나고있다"고 말했다. 지난 95년 아태지역 회장으로 부임한 그는 "6년전 아시아 광고시장은 일괄적으로 비슷한 성장 추세였다"고 회상한 뒤 "하지만 최근 몇년 사이 중국이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 반면 일본 홍콩 대만 태국 등은 뒷걸음질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의 광고시장은 올해도 10%정도 신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 회장은 또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일본 광고시장이 지난해 5%대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중하위권 광고대행사들의 급격한 구조조정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 광고시장은 올해도 최고 10%의 급성장을 할 것으로 영 회장은 전망했다. "중국은 공기업들이 민영화하면서 광고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4~5년 후면 일본보다 시장이 커져 세계 광고시장이 미국과 중국을 양대 축으로 하는 구조로 재편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홍콩과 대만은 중국의 부상으로 고급 광고산업 인력이 대륙으로 빠져나가는 등 부진의 늪에 빠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아시아 주요국가의 광고시장은 일본이 2백90억달러,중국이 1백10억달러,한국은 75억달러 수준이었다. 중국의 급부상에도 불구,한국 광고대행사들이 대륙시장에서 기회를 잡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덴쯔의 경우 10년 적자를 각오하고 이미 오래전에 중국에 진출했으나 한국 광고회사들은 국내 기업만을 상대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해외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도 다국적 광고대행사에 광고를 의뢰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연간 매출규모가 1백30억달러인 오길비앤매더는 82년 코래드와 합작으로 한국에 진출,2년전 단독출자 법인으로 전환했다. 현재 시장점유율은 미미하지만 소비자들과 릴레이인터뷰를 하는 형식으로 유한킴벌리의 "화이트"와 유니레버의 "도브"광고를 히트시켜 해당 제품을 시장점유율 1위에 올려놓으며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