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맥영화사가 제작하고 콜럼비아 트라이스타가 투자 배급하는 영화 「실미도」(감독 강우석)에 대해 한국은행이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 한국은행이 지난 20일 발권국장 명의로 한맥영화사에 공문까지 보내 협조를 당부한 까닭은 원작소설 「실미도」에 주인공이 한국은행 현금수송 차량 탈취를 계획하는 대목이 들어 있기 때문. 최근 금융기관 창구나 현금수송 차량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는 것도 한국은행의 걱정을 더했다. 한국은행은 이 공문에서 "표현의 자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서도 발권당국으로서 우려의 입장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제한 뒤 "현송차량 탈취 계획 장면이 그대로 영화에 담길 경우 모방범죄를 야기할 소지가 있고 중앙은행의 신뢰도가 저하될 수 있으므로 영화 내용에서 제외해달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맥영화사 김형준 대표는 "한국은행의 우려를 산 문제의 장면은 이미 시나리오에 빠져 있기 때문에 스크린으로 옮겨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