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부터의 황사가 전국을 휩쓴 가운데 피해가 속출했다는 소식이다. 황사현상이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해가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 것은 여간 걱정스런 일이 아니다. 특히 이번 황사는 사상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심했다.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이 취소되고 생산현장에서 조업이 중단되는 등 산업계의 피해가 컸다고 한다. 반도체 등 정밀산업은 비상이 걸렸고, 농작물도 마찬가지다. 황사로 인한 피해가 매년 1조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고 보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피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일부에서 휴교령이 내려질 정도였으니 각종 질환유발 등 건강상 피해 또한 헤아리기 어렵다. 구제역 바이러스가 황사와 관련있다는 의구심도 있으니 우려는 더하다. 황사가 산성토양을 중화시키는 등 일부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대차대조표상 피해가 훨씬 크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게 됐다. 문제는 황사현상이 자연적 측면이 있는데다 중국에만 맡겨둬서는 해결이 어렵다는데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중국이 소극적 입장으로 일관했고, 한국과 일본의 피해 주장에 자신도 피해자라며 맞서 왔음을 생각하면 특히 그렇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근래에 몇가지 희망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스스로도 황사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중국서부 생태환경사업에 착수했다. 또 작년 제3차 한ㆍ중ㆍ일 환경장관회의에서는 황사문제 해결을 위한 3국협력 증진에 합의했다. 정부차원에서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발판을 구축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 겨우 출발점이 마련됐을 뿐이다. 중국서부 생태환경사업이 50년에 걸친 장기사업임을 감안하면 앞으로 한ㆍ중ㆍ일 협력, 나아가 국제적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올 상반기 서울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제4차 한ㆍ중ㆍ일 환경장관회의에서는 보다 구체적 실천계획이 논의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