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의 현대식 쇼핑몰과 전통의 재래시장이 어울려 시너지효과를 뿜어내는 곳. 기획 생산 판매를 한곳에서 동시 처리하는 원스톱 패션공화국. 2만9천여개의 점포가 반경 1킬로미터 안에 집적돼 새벽 불을 환하게 밝히는 야간시장. 외국인 관광객 방문선호도 1위. 한해 70만명의 외국인 상인들이 방문해 10억달러어치의 제품을 사가는 곳. 무한 가능성으로 요약되는 동대문 패션타운의 현주소다. 동대문은 "2002 한.일 월드컵"과 관광특구 지정을 계기로 세계적 패션 네트워크로 거듭나기 위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변신의 가장 큰 화두는 신뢰,브랜드,문화,편리,세계화다. 고급화 현대화 박차="가격은 시장,품질은 백화점". 동대문 패션타운의 지향점은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일관된 컨셉의 디스플레이,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의 강화들을 추진하고 있다. 고급화 바람은 소매 패션몰에서 먼저 불었다. 선두주자는 두타.가격 경쟁력보다는 상품의 질과 차별화된 서비스,신뢰도 제고에 초점을 고정시켰다. 고급 백화점이 벤치마킹 대상이다. 층별 플로어 매니저를 도입해 전체적인 매장분위기를 고급스럽게 바꿨다. 직원 서비스 품질까지 철저히 관리키로 했다. 모든 점주와 판매원은 백화점식 친절교육을 받아야 한다. 판매원은 자기이름을 걸고 상품을 판다. 신용카드 사용점포도 1백%로 끌어올렸다. 최근엔 사후면세제도와 가격표시제를 앞서 도입해 외국인 보따리상과 관광객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프레야 타운과 밀리오레도 친절교육과 모니터제 등을 실시,고품격 서비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월드컵 마케팅 한창=2002 한일 월드컵을 대비한 유례없는 마케팅도 주목거리다. 지난달에는 26개 상가 대표와 상인들이 뜻을 모아 동대문 패션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2만9천개에 이르는 점포가 50년만에 처음으로 의견을 맞췄다. 세계인들의 기억에 동대문 브랜드를 심기 위한 리허설인 셈이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안내책자 발간도 잇다르고 있다. 안내책자는 상가별 쇼핑정보와 숙박,먹거리 편의시설등을 망라하고 있다. 외국어 통역가이드도 대폭 충원하고 외국어 안내방송 횟수도 늘렸다. 상인대상 무료 외국어 회화교육으로 자생력을 키우는 곳도 있다. 손짓발짓 "바디랭귀지"로 매출을 올리던 때는 지났다는 판단에서다. 두번째 패션축제도 월드컵 기간인 6월 초에 맞춰 개최키로 했다. 동대문 운동장과 주변공간을 거대한 전시장으로 활용해 동대문패션의 진수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취지다. 프레야 타운은 중국관광객들의 구매성향을 면밀히 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두타는 중국 현지 홍보활동을 본격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동대문 외국인 구매안내소 고동철 소장은 "외국인들이 찾아와주길 기다리던 동대문시장이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에 눈을 떠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독창성으로 승부한다=동대문은 디자이너를 키우기 위해 매년 신인 벤처디자이너를 발굴한다. 선발된 신인들에게 무상으로 점포를 임대해 주거나 창업컨설팅을 제공한다(두타). 젊고 유능한 디자이너들이 많으면 독창성 승부가 가능해지기 때문. 해외패션쇼나 의류박람회 참가에도 이전과 달리 적극적이다. 동대문 서울패션디자인 센터는 홍콩 패션위크 페스티발은 물론 프랑스 파리 인터셀렉션등 계절마다 있는 국제패션행사참가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카피천국의 오명을 벗고 독창성을 갖추겠다는 노력이다. 최근 자기상표를 가지려는 상인들이 늘자 이들을 상대로하는 브랜드 컨설팅사까지 등장할 정도다. 해외언론 관심집중=동대문만의 독특한 시장체제와 지속적 변신은 해외언론에서도 관심거리다. 호주 미국 언론들이 동대문 시장의 역동성과 순발력등을 현지에 소개한데 이어 일본의 삿포로 TV와 채널V가 두타를 소개했고, 잡지 아루크 서울도 엔터테인먼트쇼핑몰 열풍을 자세히 다뤘다. 명동 밀리오레에도 일본 매스컴들의 방문취재가 활발하다. NHK가 한국과 일본 쇼핑몰 매장형식을 비교하는 특별프로그램을 제작하는가 하면 니혼TV,아사히 신문 등도 소개기사,인터뷰 기사형식으로 이를 게재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