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전체 시장규모 2배 성장.지난해 12월 대비 올 1월 매출 최고 55% 증가. 유통분야의 총아로 주목받는 국내 TV홈쇼핑 업계의 성적표다. 홈쇼핑시장의 성장세는 업체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했다" "기대를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가파르다. 2000년 1조원 선이던 전체 시장규모는 2001년 2조원 선으로 늘었다. 선발업체인 LG홈쇼핑과 CJ39쇼핑에 이어 지난해 말 현대홈쇼핑 우리홈쇼핑 농수산TV 등 3사가 신규 참여한 국내 홈쇼핑시장은 올해에는 4조원 선으로 팽창할 전망이다. 2000년말 주요 경제연구소오 조사기관들이 내놓은 전망치(2001년 1조5천억원.2003년 3조원)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올해 홈쇼핑 시장엔 지난 3월 초부터 시작된 디지털 위성방송이 또 하나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LG홈쇼핑 현대홈쇼핑 등 4개 업체가 위성방송으로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는데 위성방송의 선명한 화질이 시청자들의 구매욕구를 크게 자극해 매출 증대에 일조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LG홈쇼핑과 CJ39쇼핑은 빠른 매출증가율과 높은 순익으로 코스닥의 대표주자로 떠오른지 이미 오래이다. 특히 국내 1위의 홈쇼핑업체인 LG는 세계랭킹에서도 3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의 성장추세를 유지한다면 3~4년 안에 세계 1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업체들은 아시아를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급격한 시장규모 확대를 놓고 배경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은 물론,방송기법.운영 노하우 등에 대해서도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실제로 대만업체와 제휴를 맺은 업체가 있는가 하면 중국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업체도 2~3곳에 이를 만큼 홈쇼핑업체들은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상품관련 정보와 문의 전화번호를 표시한 L바(홈쇼핑 화면에서 "L"자 형태로 자막 처리된 부분)의 표현 기법에서는 국내 홈쇼핑 업계가 세계적으로도 "일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터넷 쇼핑몰과의 연계도 국내 홈쇼핑 업체들이 단연 앞서는 부분이다. 주요 홈쇼핑 업체들은 모두 관련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데 국내의 높은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과 이용자 현황에 힘입어 인터넷 몰을 통해 이뤄지는 매출도 매우 높은 형편이다. 선두업체의 경우 4천여개의 상품소개 동영상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는 전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에 속한다. 홈쇼핑은 마케팅 기법 측면에서도 기발하고 새로운 전략이 속출하는 격전장이다. 업체들은 제품설명 프로그램의 배경음악 하나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중장년층을 위한 효도상품 판매 프로그램에는 트로트 음악,보석과 침구류에는 재즈 음악을 배경으로 선택하는 식으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이런 곡 선택은 오랜 기간에 걸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뤄진다. 의사 교수 요리연구가 등 전문가들의 이름을 딴 브랜드 제품이 업체별로 등장하는가 하면 높아진 인기와 신뢰도를 기반으로 가전제품도 PB상품으로 시판되는 등 홈쇼핑은 영업.마케팅의 테스트 베드(test bed)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