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에 들어있는 유산균으로 동치미 맛이 나는 한국형 유산균 음료가 선보였다. 바이오벤처기업 디히(대표 이상노)의 '디히 백수(白壽)'가 바로 그것. 디히는 김치의 순우리말이다. 디히백수는 김치가 발효되면서 생기는 수백가지 유산균 가운데 위산에 강하고 상온에서 죽지 않는 유산균을 골라 야채와 함께 발효시켜 만든 제품이다. 이상노 사장(45)은 "식중독균인 리스테리아균을 디히백수 1㎖당 2백만마리를 집어넣어 실험한 결과 37℃에서 12시간 이내에 사멸돼 식중독균을 죽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디히백수는 항생제에 강해 장기입원환자에게 좋으며,특히 장기능이 약한 설사 변비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1백㎖당 열량이 8㎉밖에 되지 않는 저칼로리 음료이므로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기존 유산균음료에는 장내 미생물이 균형을 이뤄 인체에 유익한 작용을 하도록 돕는 비피더스균이 들어있다. 하지만 비피더스균은 공기에 노출되면 생존하기 어렵고 3% 이상의 염도에서 살기 힘든 약점이 있다. 이에 반해 김치에서 추출한 유산균은 공기중에서도 죽지 않고 7% 이상의 염도에서도 생존한다. 따라서 식사후 따로 마시지 않고 음식과 함께 복용할 수도 있다. 디히측은 영동수도요리학원을 통해 유산균냉면육수,유산균나물,유산균초고추장 등 20여가지 응용방법을 찾아냈다.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IBM을 거친 이 사장은 지난 99년 사업에 뛰어들어 1년6개월의 연구를 거쳐 디히백수를 개발했다. 그는 20여년동안 김치연구에 몰두해온 인하대 한홍의 교수(생물학과)의 도움을 받았다. 디히백수는 수원대 고운첨단과학기술연구원내 창업보육센터에서 하루 1백병씩 한정 생산되고 있다. 가격은 9백50㎖짜리 한병에 9천원. 이 사장은 "김치에서 추출한 유산균으로 한국인 입맛에 맞춰 동치미맛을 개발한 실력으로 내년말까지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유산균 음료를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02)6679-4631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