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관리연구협회(AIMR)의 토머스 보우만 회장 등 대표단이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AIMR는 CFA(공인재무분석사) 시험을 주관하는 비영리법인으로 전세계 5만4천명 이상의 금융 분석가 및 투자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그의 방한은 미국 엔론사의 분식회계 파문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 이뤄져 큰 반향을 일으켰다. 보우만 회장은 "투명한 기업경영은 투자자는 물론 해당기업과 국가 경제 모두에 득이 되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AIMR는 이번 방한행사에서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CFA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한편 국내외 금융시장의 현안과 기업윤리강령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또 투자회사들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투자성과기준(Global Investment Performance Standards)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FA 자격증에 대한 관심 증가 =CFA는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금융계의 대표적인 자격증. 올해로 시행된지 40년째를 맞고 있다. AIMR에 따르면 올해 CFA시험 접수를 마감한 결과 응시 희망자는 세계적으로 10만명을 넘어서 작년보다 17%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시아지역에서는 2만8천명이 CFA 시험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홍콩 7천여명, 한국 싱가포르 5천여명, 일본 2천여명이 응시 신청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CFA 자격을 갖고 있는 사람은 전 세계 1백여개국에 약 4만9천명에 이른다. 보우만 회장은 "지난 2000년 이후 한국에서 CFA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응시자수가 올해 5천명이나 됐다"며 "앞으로 한국의 CFA 응시자 및 합격자를 지원하기 위해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CFA 자격증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AIMR는 오는 2003년부터 1차시험을 연 1회에서 2회로 확대 실시키로 했다. 공정하고 투명한 투자성과 공개해야 =GIPS는 AIMR가 제정한 투자성과 집계 및 발표 기준이다. 각 투자회사들이 투자성과를 집계하고 이를 투자자에게 알리는데 있어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만들어졌다. 리 프라이스 AIMR 간사는 "투자회사들이 보다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실적이 좋은 특정 펀드의 수익률만 내놓거나 유리한 기간 동안만을 집계해 실적을 부풀리는 등의 방법으로 시장을 왜곡하는 경우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GIPS는 모든 상품 또는 계좌를 대상으로 1년간의 운용성과를 알리도록 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 캐나다 영국 아일랜드 등의 투자전문가들이 이 기준을 도입했거나 자국의 기준에 적용시켜 사용할 예정이다. 일본 벨기에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싱가포르 스웨덴 등은 향후 6개월내에 GIPS를 도입할 계획이다. 프라이스 간사는 "아직 도입하지 않은 국가에서도 GIPS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면서 "GIPS가 세계 기준으로 자리잡을 경우 투자자들은 투자회사의 운용결과를 비교해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