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大峙洞)은 40년전만 해도 경기도 광주군 운주면 대치리였다. 1963년 서울 성동구로 편입됐고 75년 10월 강남구 청담동에서 77년 삼성동,80년 대치동으로 바뀌었다. 옛이름은 한티마을이었다고 전한다. 경기도 광주군 언주면 일대 8개 마을중 큰고개 밑에 있던 한티마을을 한자로 대치동이라고 명명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대치의 치(峙)가 '우뚝설''언덕''쌓을'이라는 뜻이라거나 '예로부터 한티마을만 부자가 될 터라고 했다'고 하지만 70년대만 해도 탄천과 양재천이 자주 범람해 우물제를 지내던 곳이었다. 이런 대치동의 아파트값이 요즘엔 31평 5억5천만원,45평 9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2월의 서울지역 다른 아파트는 매매가가 평당 7백만원이었으나 대치동은 전세가 8백79만원이었다.'대치동증후군' '서울보통시 대치특별구'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이곳 아파트값은 떨어질 줄 모른다고 할 정도다. 양재천이 깨끗해진데다 경기도 고교 평준화로 신도시 주민이 되돌아오는 까닭도 있지만 잘 가르친다고 소문난 입시ㆍ보습학원이 집중돼 고입및 대입수험생을 둔 가정의 실수요가 늘어나기만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환경부에서 공단을 포함한 5개지역의 유해물질 농도를 조사한 결과 대치동의 벤젠 톨루엔 스티렌 수치가 서울역은 물론 쓰레기매립장 근처인 인천 연희동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소식이다. 벤젠은 백혈병,톨루엔은 중추신경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발암물질이다. 원인은 교통량 증가에 따른 배기가스 증대라고 한다. 실제 대치동의 경우 새벽 3시에도 길이 막히고 아파트마다 엄청난 주차전쟁에 시달린다. 그런데도 '남들처럼 하지 않으면 패잔병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몰려간다는 것이다. 강북 고교졸업생의 연·고대 입학생 수가 강남의 20%에도 못미치는데(한국개발연구원) 어떻게 그냥 있느냐는 게 근거다. 하지만 대치동에만 살면 일류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건지,일류대학에만 가면 만사가 해결되는 건지, 정말로 답답하고 궁금하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