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환율이 나흘 내리 상승, 1,320원대에 안착했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가 급증, 달러 매수세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수급을 중심으로 1,320원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40원 오른 1,321.90원에 마감했다. 개장초 이달 장중 최고치인 1,324.40원까지 올랐던 환율은 차츰 네고물량 등 공급이 앞서는 시장 상황을 반영, 손절매도가 유발됐다. 이에 따라 장 후반에 다가서면서 강보합권으로 일시적으로 밀렸다. 아래쪽에서는 결제수요가 버티면서 1,320원을 지지한 반면 네고물량 공급이 꽤 많이 돼 시장 포지션은 채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역외세력은 매수와 매도를 번갈아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외국인은 3,800억원에 육박하는 주식순매도에 나서 역송금수요에 대한 부담감을 증폭시키며 환율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금요일에도 1∼2억달러 이상의 역송금수요가 예상돼 1,325원을 향한 테스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1,325원 테스트할 듯 =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네고물량이 많았으나 막판 역외매수세가 유입돼 빠지지 못했다"며 "은행권에서 두어차례에 걸쳐 스탑성 플레이가 가미됐으며 향후 전망을 다소 위쪽으로 보는 견해가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아래 레벨에 대한 경계감이 강한 상태이긴 하나 1,325원 이상에서는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며 "내일 거래는 1,320∼1,325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재정차관 등의 수요가 있었으나 공급이 우위를 보였다"며 "내일 외국인 주식순매도 등에 따른 역송금수요 등을 감안해 달러매수(롱)마인드가 막판에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달러/엔 보다는 수급 상황에 초점을 맞춘 거래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위쪽으로 테스트할 가능성이 많으며 1,320원은 지지되면서 1,324∼1,325원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변수간 혼선 = 달러/엔 환율은 이날 128엔대로 다시 내려섰다. 전날 뉴욕에서 일본 경제지표의 악화와 일본 증시의 하락 등으로 129.57엔을 기록했던 달러/엔은 이날 일본 수출업체들의 달러매도, 닛케이지수 상승 등으로 반락흐름을 띠면서 129엔대를 하향돌파했다. 미조구치 젬베이 일본 재무성 국제금융국장은 이날도 엔 약세 유도를 위한 구두개입에 거듭 나섰으나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지난해 9월 14일 이후 최대인 3,643억원을, 코스닥시장에서는 146억원의 주식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이레째 주식순매도를 이어 역송금수요를 축적시켰다. 트리플위칭데이를 맞아 장중 내내 약세를 띠던 주가는 장 막판 동시호가에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에 힘입어 전날보다 7.73포인트, 0.91% 오른 856.86으로 마감, 2000년 4월 10일 870.17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1.50원 오른 1,322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1,321.50원으로 내려선 뒤 차츰 레벨을 높여 9시 46분경 이날 고점인 1,324.40원까지 올라 이달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환율은 업체 네고물량이 출회되고 달러/엔이 128엔대로 반락하면서 1,322∼1,323원을 오간 끝에 1,323.1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오른 1,323.2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한동안 1,323∼1,323.50원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물량 공급 등으로 1,322원선으로 거래범위를 낮췄다. 이후에도 서서히 레벨을 낮춘 환율은 3시 44분경 이날 저점인 1,320.80원까지 내려선 뒤 역외매수세 등으로 1,322원선으로 반등했다. 장중 고점은 1,324.40원, 저점은 1,320.80원으로 하루변동폭은 3.60원이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9억2,68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16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4,500만달러, 2억9,2220만달러가 거래됐다. 15일 기준환율은 1,322.7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