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을 앞두고 행장선임에 대한 관치 시비가 논란을 빚고있는 가운데 40대의 젊은 시중은행장이 탄생했다 해서 화제다. 조흥은행장 후보로 추천된 홍석주 상무가 그 장본인이다. 그동안 40대 행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형시중은행장 발탁은 처음이란 점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이번 조흥은행장 후보의 선임이 금융계 일각의 해석처럼 관치시비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누가 행장후보를 결정하느냐는 것은 그다지 중요치않다고 본다. 정부가 추천하든,민간위원회가 추천하든 충분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적임자인가에 초점을 맞춰 판단해 보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새로 선임된 조흥은행장 후보가 주목을 받는 이유도 단순히 정부 입김을 배제하고 자행출신 행장후보를 낙점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사실 우리 은행들이 당면하고 있는 경영환경은 매우 열악한 편이고,따라서 해결해야할 숙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점에서 능력을 갖춘 젊은 행장에 대한 기대는 큰 편이다.홍 행장후보는 추천위원회가 끝난 뒤 "젊고 역동적인 은행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고 한다. 이는 조흥은행에 한정된 과제는 아니다. 따라서 신임이든 유임이든 이번 주총을 계기로 모든 은행장들이 한번쯤 이 점을 되새겨 주기 바란다. 그런데 어떻게 하는 것이 은행의 역동성을 회복하는 길인가에 대한 해답은 간단치 않다. 전략의 우선순위나 수단 방법의 강구에 있어서 은행마다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다만 은행들이 우선적으로 지향해야 할 목표의 설정은 어렵지 않다. 우선 구조조정의 조속한 마무리다. 설로만 나돌고 있는 '짝짓기'등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한 수순밟기는 될수록 빨리 매듭지어져야 한다. 대형화만이 능사가 아니란 판단이 선다면 독자생존의 방향을 확실히 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수 있다. 정부소유인 시중은행들의 조속한 민영화도 이 범주에 속한다. 다음으로는 생산성의 향상이다. 우리 은행들의 생산성은 아직도 국제기준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부실채권정리가 덜된 것이 그 주요 원인이라고 한다면 조직의 합리화와 아울러 자산건전화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기안목의 발전전략을 재정비하는 일이다. 수익성을 중시한다 해서 소비자 금융에만 매달리는 것은 단견이다. 기업의 후원자이자 감시자로서의 은행역할을 재점검해야 할 때다. 이것이 이번 주총을 계기로 은행장들에게 거는 우리의 기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