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가 아이스크림의 아웃소싱(외부조달:outsourcing)을 대폭 축소,자체 생산(인소싱:insourcing)으로 전환했다. 해태의 이같은 조치는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 이후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아웃소싱 바람과는 정반대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12일 해태제과는 그동안 아이스크림 생산을 맡겨온 9개 아웃소싱 업체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실시,이중 4개 업체를 탈락시키고 여기서 생산하던 제품은 이달부터 안양 광주 하양 등지의 자체 공장에서 만들고 있다. 이 회사는 아웃소싱의 인소싱 전환으로 연간 22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자체공장의 가동률이 평균 11% 가량 높아져 연간 3백억원대의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아이스크림 아웃소싱에 대한 해태제과의 정밀실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4개월에 걸쳐 실시됐다. 그 결과 자체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과 중복되는 업체,생산원가의 효율성이 낮은 업체,거래투명성과 품질유지에서 기준 등급 이하로 평가된 업체를 탈락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해태측은 전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실사 결과 아웃소싱이 만능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특화제품 라인 보유 여부,원가 비교우위 여부,생산성 등 아웃소싱 원칙을 충실히 적용함으로써 투명성을 높이는 데도 주력했다"고 말했다. 해태제과는 아이스크림에 이어 냉동제품 건과 등의 아웃소싱에 대해서도 타당성 조사를 추가로 벌여 인소싱 전환 여부 등 경영 효율성 제고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제과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태제과의 아웃소싱에 대한 재검토 작업은 인적인 형태로 결합돼 있는 기존 구매패턴을 효율성 위주로 바꾸는 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무차별적 아웃소싱에 대한 제동은 다른 업체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박건배 전 회장의 퇴진과 외국인 투자법인으로의 전환에 따른 해태제과내의 '권력이동' 여파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협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