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은 12일 "한국 기업들은 '첨단병'을 앓고 있다"면서 "누구나 첨단기술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진정한 첨단기술은 굴뚝기업과 합쳐져야 의미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한국 기업들은 '들쥐떼' 근성을 갖고 있다"면서 "좋다고 하면 충분한 검토도 없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시장을 어지럽히는 관행을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사외인사 초청특강'에 강사로 참석, 한국 기업들의 잘못된 점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첨단기술, 첨단기술 하지만 미국, 일본도 전통산업이 국가를 먹여 살리고 있다"면서 "첨단기술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으며 굴뚝산업과 융합이 이뤄질 때 비로소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또 "좋다는 소리만 있으면 들쥐떼처럼 한꺼번에 뛰어들어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망했느냐"고 반문하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도 없지만 어쩌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보다는 매일매일 착실히 알을 낳는 보통 거위가 더 좋다"며 '내실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감량경영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진정한 구조조정은 인력을 감축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전문경영인이 대우받는 사회를 열어야 한다"면서 "모든 젊은이들이 되고 싶은 사람이 유상부 포항제철 회장, 김정태 국민은행장 같은 전문경영인들 중에서 나와야한다"고 말했다. 전문경영인에 대한 처우와 책임 문제와 관련, 박 회장은 "백번의 교육보다 보상을 강화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면서 "전문경영인은 주주와 계약을 통해 경영 활동에따른 보상과 책임을 명확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창섭기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