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림 외환은행장은 사의 표명과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금융당국의 압력은 없었다"고 외압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그는 "나가라고 할 때까지 버티는 것보다 미리 물러나는 것이 좋은 자세라고 생각했다"고 말해 어느 정도 '사전 교감'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는 간담회 도중 "은행감독원에서 금융감독원으로 옮길 때,부산은행장에서 외환은행장으로 올 때, 그리고 오늘까지 세 번 사표를 냈다"고 술회하면서 언뜻 눈물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 행장의 중도 사퇴로 외환은행은 1997년말 외환위기 이후 3명의 행장이 연속해서 중도 퇴진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홍세표 전 행장은 외환위기 이후 금융당국의 충북은행 인수 요구를 거부하는 등 마찰을 빚다가 임기 1년반만인 99년 2월 퇴진했다. 이어 이갑현 전 행장도 경영 부진과 현대건설 처리 부진 등의 책임을 지고 2000년 4월 1년여만에 물러났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경영진이 이처럼 쉽게 흔들려서야 어떻게 선진 은행이 되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외환은행과 조흥은행은 후임 행장에 각각 외부 인사가 선임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다. 특히 외환은행은 김 행장이 퇴진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노조 대표들이 '관치금융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배포하는 등 격렬하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