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예술과 영화의 경계를 허무는 현대의 광고는 확실히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세계적인 사진작가들이 앞다퉈 광고계에 뛰어들고 30초짜리 TV 광고의 제작비가 2시간짜리 영화 한편의 그것을 훌쩍 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베토벤은 콘서트 홀에서 보다 광고 배경음악으로 더 친숙해졌고,카피를 차용하는 시(詩)를 발견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기술적인 문제에 있어서 광고는 사람의 상상력이 머리 속에서 그려내는 것은 모두 현실에 옮길 수 있다고까지 호언장담한다. 이렇게 광고에는 오래 전부터 존재한 수많은 예술 장르를 하나로 결집시키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가해지고 있다. 20세기의 대표적인 쟝르인 "제 7의 예술" 영화(暎畵)가 누린 영화(榮華)는 이제 어쩌면 "제 8의 예술" 광고에게 승계돼야 할 지도 모른다. 오늘날 인쇄광고가 보여주는 최고의 절경을 감상하자.여인의 손이 가볍게 바닥을 짚고 있는 제화광고.손 등에는 "Handmade Shoes(수제화)"라는 카피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이 헤드라인과 비주얼이 결합되면서 여자의 손은 더 이상 단순한 손이 아니다. 그 여자가 신는 구두를 형상화해내는 동시에 그 수제화를 만들어낸 섬세한 손길을 상징한다. 나 자신도 이 광고를 본 순간 "야!이거 예술인데"라는 감탄사를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다. 광고를 제품 판매를 위한 보조 수단으로만 볼 것인가. 아니면 별개의 예술 장르로 볼 것인가. 이른바 순수예술의 특질로 "무상성(無償性)"이 꼽힌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창조의지!그렇다면 광고는 순수예술이 될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 광고는 유상(有償)의 대가를 요구한다. 단지 감탄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그 감탄이 판매로 연결되도록 하는 데 광고의 본령이 있다. 그렇다면 답은 명확해 진다. 광고는 예술은 예술이되 "파는 예술"이 돼야 한다. < 표문송 대홍기획 카피라이터(차장) dalnorae@daeho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