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1백% 단독투자해 운영하고 있는 인도공장의 연간 생산규모를 현재 12만대 수준에서 오는 2005년까지 20만대로 대폭 확대한다. 현대차는 또 인도공장을 아시아 뿐 아니라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키로 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9일(현지시간) 인도 남부 첸나이에 위치한 현대차 인도공장에서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시장진출 초기에는 문화와 언어 풍습 기업풍토 등이 달라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수익성이 많이 개선됐다"며 "올해 8천대를 수출하는데 이어 앞으로 연간 수출 물량을 6만∼7만대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지난 1월부터 연산 12만대인 인도공장의 생산규모를 내년 5월까지 15만대로 늘리기 위한 설비증설 공사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또 2005년까지 연산능력을 20만대로 확대하는 한편 이곳에서 월드카 '겟츠'를 비롯해 1천∼1천5백㏄급 신차종을 주로 생산,서남아시아 뿐 아니라 유럽지역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인도공장 증설에 나선 것은 최근 들어 인도 현지법인의 판매실적이 크게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8년 설립된 현대모터인디아(HMI)는 인도시장 진출 40개월 만에 생산누계 25만대를 돌파했다. 인도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3개 차종이 모두 동급시장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인도 자동차 업계의 2대 메이저 업체로 부상했다. 진출 첫해 2.2%에 불과했던 현대차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4.8%로 껑충 뛰면서 포드 피아트 혼다 제너럴모터스(GM) 등을 제치고 마루티(스즈키와 인도기업의 합작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상트로(국내명 비스토)는 작년 총 6만6천4백대가 팔려 인도시장 진출 3년 만에 1천㏄급 이상 전 차종 가운데 판매 1위를 기록했고 엑센트와 쏘나타도 각각 1만6천3백대,1천3백대가 팔려 동급차종에선 가장 많이 팔렸다. 정 회장은 인도공장의 성공과 관련,"해외시장 진출은 장기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적어도 15∼30년은 두고봐야 한다"며 "그런 면에선 아직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지만 이제 막 정상화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인도법인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16.6% 증가한 10만5천대로 세워놓았다. 첸나이(인도)=김상철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