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학 < 상호저축은행 중앙회장 > 대표적인 서민금융회사인 상호신용금고가 3월 1일부터 상호저축은행으로 전환됐다. 상호신용금고는 1972년 처음 등장한 이후 서민에게 높은 예금 금리를 제공,재산증식에 기여해왔다. 또 신용이나 담보가 부족한 영세사업자에게는 편리하게 대출해 줌으로써 지역경제 발전을 도와왔다. 1997년말 외환위기 이후 금고업계는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해왔다. 그 결과 신용금고 숫자가 2백31개(97년)에서 절반 가까이 줄었으며 수신은 28조원에서 20조원으로 축소되는 등 영업환경이 악화됐다. 이틈을 타 사채시장이 번창하게 됐고 서민들은 많은 피해를 입게 됐다. 이에 정부는 업계의 공신력 및 영업력을 제고하고 사금융의 제도권 흡수를 촉진하기 위해 상호저축은행으로 전환을 허용하게 됐다. 그동안 몇 차례의 금융사고로 금고업계가 국민들의 불신을 받은 적도 있었지만 이번 전환을 계기로 상호저축은행은 새로운 금융회사로 태어나 공신력과 영업력을 회복할 것으로 확신한다. 지난 2월말 현재 영업중인 저축은행은 1백15개사이며 수신은 20조3천4백억원,여신은 16조원에 거래자수는 2백70만명에 이른다. 자구노력과 수익성 향상에 힘쓴 결과 지난 상반기(2001.7~2001.12)중 전체 저축은행의 약 60%에 해당하는 72개사가 흑자를 냈다. 무수익자산의 비율도 지난 98년 31%에서 15%(2001년 말)대로 크게 떨어져 자산건전성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저축은행은 앞으로 선진금융기법을 도입하고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여 한단계 발전된 금융회사로 도약할 것이다. 또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파트너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운전자금에서 설비자금까지 원스톱 금융서비스 체제를 갖추는데도 힘쓸 예정이다. 아울러 지방공단지역에 지점과 출장소를 설치,지방자치 단체에서 시행하는 중소기업관련 저리 정책자금을 대행 취급하고 영세기업에도 낮은 이자로 자금을 빌려줘 유망중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제 새롭게 출발하는 저축은행은 과거의 그릇된 영업관행과 구태는 과감히 벗어 던지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끔 경영실적을 공시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해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경영투명성을 확보하고 자본금을 2007년 2월말까지 현재의 2배로 높이며 무수익자산도 금년말까지 10%대 이하로 낮출 방침이다. 또 부실대출을 줄이기 위해 개인과 기업의 신용평가를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신용평가시스템(CSS)도입도 서두를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들은 앞으로 고객들로부터 신뢰할 수 있는 금융회사로 인정받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새롭게 태어난다는 굳은 각오를 지난 2월 26일 임시총회에서 결의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첫째,출자자나 경영자에 대한 어떠한 불법대출도 용납치 않도록 임직원 합의하에 직업윤리강령을 제정,서약을 받도록 할 것이다. 둘째,지역주민의 신뢰 없이는 금융회사가 존립할 수 없는 만큼 내부경영에 관한 자료를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고객과 주주에게 숨김없이 공개할 방침이다. 셋째,외형적인 성장세보다는 다른 금융회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수익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넷째,금융회사로서 신용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고 만다는 것을 가슴깊이 새겨 정도 경영을 실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