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팔 폴라티,반발내복,검정색 아동복,청소재 신사복. 상식을 벗어난 스타일의 이른바 "부조화패션"이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2~3년전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부조화 패션은 지난 겨울시즌 여성복 남성복 아동복 등 패션 전분야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데 이어 봄 신상품에서도 주요 주제의 하나로 떠올랐다. 부조화 상품의 선두주자는 반팔 폴라티. 폴라티는 목부분을 감싸는 형태의 겨울 옷인데 여러브랜드에서 통념을 깨고 반팔제품을 내놓아 히트를 쳤다. 롯데백화점 본점 2층 키라라매장에서는 반팔 폴라티가 하루평균 10여장씩 팔리며 지난 겨울 최고인기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시스템 등 다른 영캐주얼매장에도 반팔 폴라티가 대거 등장해 젊은 여성들의 사랑을 받았다. 주부들도 부조화 상품의 인기상승에 일조했다. 옷매무새와 편의성을 강조해 상의는 반팔,하의는 5부바지 형태로 만든 내복이 아줌마들의 큰 호응을 얻은 것. 롯데본점 보디가드 매장에서는 최근 3개월동안 반팔내복이 하루평균 10벌,주말에는 15~20벌씩 팔려나갔다. 매장직원 박정임씨는 "처음 나왔을 때는 "누가 살까"하는 생각을 했는데 결과는 정반대"라고 말했다. 상식을 거부하는 발상은 아동복에서도 감지된다. 아동복시장에서는 전통적으로 원색이 선호되는데 최근 검은색 채용이 늘고 있는 것. 블랙 앤 화이트는 아동복의 95% 이상을 검정색 톤으로 만들었다. 가격도 다른 제품보다 높지만 큰 인기를 끌어 선입견을 깬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베이비헤로스도 흑백계열의 아동복을 많이 내놓았다. 부조화상품의 인기는 봄신상품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나이스클랍 온앤온 XIX등은 "레이스 청치마"를 선보였다. 편리성이 장점인 진(Jean)에 여성적인 느낌의 레이스를 과감하게 적용한 것. 올리브 데 올리브는 청치마에 흰색레이스,청바지에 검정색 망사레이스가 달린 제품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의 타스타스와 시슬리 매장에는 외출복으로는 민망해보이는 잠옷형태의 티셔츠도 등장했다. 변화의 여지가 적은 남성정장류에도 부조화패션 바람이 불어 청소재의 정장이 등장했다. 파코라반이 만든 이 옷은 최근 시험삼아 롯데백화점에 7벌 전시됐는데 2주일만에 모두 판매되는 선전을 펼쳤다. 잡화류에서는 오브제가 굵은 세무소재에 액세서리 보석이 박힌 여성정장용 캐주얼벨트를 출시했다. 정장에는 가늘고 윤기나는 검정색벨트가 잘 어울린다는 통념에 대한 도전이다. 롯데본점 오브제매장 이경남 샵마스터는 "벨트는 재주문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액세서리벨트는 하루 5개이상씩 팔려나가 계속 재주문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