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kang@goodmanager.co.kr 재작년말 런던의 재보험시장에서 일본인 경영자의 생명보험 가입이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같은 인물에 대해서 6개의 생명보험사로부터 재보험 가입신청이 들어오는 이례의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일본의 인터넷 전문 마쓰이증권의 마쓰이 미치오 사장이었다. 이 마쓰이 사장에게 합계 30억엔(약 3백억원)의 생명보험이 걸려 있었던 것이다. 수취인은 마쓰이증권으로 돼 있었다. 왜 생명보험에 가입을 하게 되었으며,금액은 왜 또 30억엔인가? 사연은 이러했다. 마쓰이증권의 연간 경상이익은 30억엔 정도다. 만약 오너사장인 마쓰이에게 불행한 일이 생긴다면 마쓰이증권의 경영에 혼란이 생길 것이다. 마쓰이증권은 오너사장이 직접 진두지휘해 온 경영체질의 회사이기 때문에 그 쇼크는 타사에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런 불행한 경우를 당하더라도 마쓰이증권은 생명보험사로부터 30억엔의 보험금을 받게 된다. 이 금액은 1년간의 경상이익 규모에 해당한다. 따라서 마쓰이증권은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1년 정도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특히 이 회사는 다음해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회사의 장래에 불안감을 가질 수도 있는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마쓰이증권의 성공을 주도한 마쓰이 사장은 일본의 대형 해운회사에서 근무하다 전임 오너사장의 데릴사위가 되면서 이 회사에 들어왔다. 마쓰이 사장은 비즈니스모델을 바꾸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온라인 증권사로 전환을 추진했다. 추진과정에서 온갖 비난이 쏟아졌지만 소신을 관철시켰다.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하는 데다 IT산업의 속성도 있어서 자연 의사결정이 오너사장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마쓰이 사장은 오너사장 중심의 경영리스크를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생명보험 가입도 리스크를 줄이는 하나의 수단으로 생각한 것이다. 기업을 일으켜 공개까지 계획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오너 경영자들에게 참고가 되는 사례가 아닐까 생각한다. '마쓰이 증권'은 일본에서 인터넷 증권업으로 크게 성공한 회사이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2백60여개 증권사중 영업규모면에서 90위 정도를 하는 중소형사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회사가 최근 수년사이에 온라인증권업으로 성공을 보여 증권매매중개업무 분야에서 15위 정도의 회사로 부상했다. 그뿐만 아니라 작년 8월에는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을 하여 시가총액면에서는 일본 증권사중 7위의 규모로 부상했으며 주가수준으로는 일본최대의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규제와 보호속에서 이루어지는 증권 비즈니스가 너무나 비정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