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혼(華婚)의 시즌 봄이 찾아왔다. 청첩장이 "청구서"가 되어 곳곳에서 날아온다. 주말마다 밀려드는 결혼식 홍수로 많은 사람들이 축의금 부담을 느끼겠지만 결혼 당사자들보다 더 하지는 않으리라. 오죽하면 "딸 시집 보내느라 기둥뿌리가 다 뽑힐 지경"이란 말까지 나왔을까. 일생일대 최고의 순간으로 만들어보겠다는 욕심에다 양가 부모님과 주변 훈수꾼들의 "참견"까지 겹치면 골머리를 앓을 수 밖에 없다. 이 눈치 저 눈치보다 보면 한이 없다. 합리적으로 예산을 짜 소신껏 밀고 나가는게 중요하다. 결혼컨설팅업체인 위메리컨설팅(www.tellmelove.co.kr)은 결혼비용을 1천만원대,2천만원대,3천만원대 등으로 구분해 각각의 경우에 적절한 혼수품목과 신혼여행을 제시했다. 신랑신부의 취향에 따라 TV나 냉장고를 대형으로 들여놓고 싶으면 다른 가전이나 가구를 축소해 소요비용을 조정하면 된다. 신혼여행도 마찬가지. 요즈음으로 해외로 가는 게 일반적이고 그것도 유명 리조트로 고급화하는 추세지만 일단 혼수를 확정한 뒤 형편에 맞게 대상지를 선정하는게 바람직하다. 혼수준비에 있어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예단이다. 양가 부모님의 "체면"이 걸리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예단도 대개 현금으로 주고 받는다. 보통 신부측에서 1백만~3백만원을 신랑측에 갖다준다. 이중 3분의1은 되돌려 받는 것이 관례다. 아무리 현금이 우선시된다지만 은수저세트,이불,한복 등은 여전히 현물로 보낸다. 예식 비용(식비포함)은 어디서 하느냐,몇명을 초대하느냐에 따라 천양지차다. 하객 1인당 식비를 기준으로 최저 1만5천원(구민회관등 공공기관)에서 12만원(특급호텔)까지. 2~3만원대가 가장 많고 호텔은 평균 6만원을 잡는다. 물론 발품을 팔면 결혼컨설팅 업체들이 제시하는 것보다 더 알뜰하게 혼수품을 장만할 수있다. 가구의 경우 아현동 가구거리나 일산 고양단지처럼 여러 매장이 몰려있는 곳에서 구입하면 부담을 한층 줄일 수 있다. 매장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흥정만 잘하면 20~30만원까지 에누리가 가능하다. 웨딩컨설팅업체인 피가로의 결혼 김미화 팀장은 "인터넷 가격 비교사이트에서 사전 시장 조사를 한뒤 구매에 나서면 비용과 시간이 동시에 절약된다"고 조언했다. 인터넷 가격 비교사이트로는 에누리닷컴(www.enuri.com),베스트바이어(www.bestbuyer.co.kr) 등이 있다. 예물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도 많다. 종로에 모여있는 보석상은 디자인이 많지 않은 게 흠이지만 싼 가격으로 고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동호대교 남단 신사동에 있는 세칭 "웨딩 거리"에선 명품을 본따 반지 디자인을 맞출 수도 있다. 예산에 맞춰 혼수에 대한 컨설팅을 해주는 웨딩플래너(wedding planner)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 꼼꼼하게 따져보고 혼수를 장만할 시간이 부족한 예비 맞벌이 부부들이 이용하기 편하다. 컨설팅 업체에서는 품목별 예산과 구입방법을 소개해준다. 일부는 혼수를 구입할 때 직접 따라가주기도 한다. 아이웨딩네트웍스(www.iwedding.co.kr)와 피가로의 결혼(www.weddingpoint.co.kr) 등 수백 곳이 청담동과 신사동을 중심으로 성업중이다. 결혼을 앞둔 이들을 위해 개설된 인터넷 카페에서도 정보를 모을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엔 간혹 업체 홍보성 정보도 섞여 떠돌아다닌다는 점을 유념해야한다. 정지영.김미리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