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체가 '상표 재디자인'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세청이 할인매장용 주류에 대해 오는 4월1일부터 별도 표시를 하도록 의무화해 상표 재디자인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주류업체들은 기존 상표를 크게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표기방법을 짜내고 있으나 할인점용 표기가 너무 큰 데다 시일도 촉박해 재디자인에 애를 먹고 있다.

5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소주 맥주 양주 등 주류업체들은 개정된 국세청의 주세 처리 규정에 따라 할인점에 공급되는 술에 대해선 3백 이상∼5백㎖ 미만은 가로 4㎝ 세로 1.5㎝ 크기로,5백㎖ 이상은 가로 4.5㎝ 세로 2.0㎝ 크기로 '할인매장용'을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한다.

국산주류 업체들은 이에 대해 "할인매장용 표기가 1회용 밴드 크기여서 상표에 넣을 경우 상표를 사실상 재디자인할 수밖에 없게 된다"며 난처해하고 있다.

특히 업체들은 기존 상표와 국세청이 요구하는 바탕색 글자색이 잘 어울리지 않아 얼굴격인 상표에 큰 상처가 남게 됐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위스키 등 수입업체들도 기존 상표를 허물고 한글문구를 넣어야 하는 문제를 놓고 외국 본사와 협의해야 하는 등 시일이 촉박하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영어상표에 한글문구를 넣자면 원판을 다시 짜야 하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또 수입술은 배를 통해 들여오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이미 영국 등지를 떠난 술은 상표가 고쳐지지 않은 상태로 수입되게 된다며 당국과의 분쟁을 우려하고 있다.

주류업체들은 "유흥업소 등이 저렴한 값으로 할인점에 출하되는 술을 사가 비싸게 파는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제조업체에 할인매장용 표기를 강요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표기가 불가피하다면 크기를 줄여 구분만 할 수 있도록 재개정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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