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은 IMF 경제위기 극복과 부실화된 금융기관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은행에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이 투입된 것을 기억한다. 물론 광주은행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공표된 광주은행의 경영실적을 보면서 지역민들은 광주은행 독립 법인화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갖게 됐다. 광주은행은 2001년 6백6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했다. 2002년엔 8백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목표로 한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사실 광주은행만큼 지역민에게 애증이 교차되는 금융기관도 없다. 잘 알다시피 광주은행은 현재 정부의 제2차 금융조정 과정에서 정부 주도의 금융지주회사인 우리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에 편입된 상태다. 3월까지의 컨설팅 결과에 따라 현재와 같은 독립된 브랜드를 유지하느냐,한빛은행으로 통합되느냐의 기로에 놓여 있다. 물론 필자는 광주은행을 특별히 편애하거나 그들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광주은행이 지난 33년간 지역민으로부터 받아온 사랑과 애정만큼 그들 스스로의 노력이 다소 미흡한 경우도 많았다. 특히 2000년 말 실시된 주식감자는 소액주주들의 금전적인 손실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의 신뢰에 대한 일종의 '배신'과도 같았다. 그렇다고 광주은행을 이대로 둘 것인가. 과거 지방은행이 통합된 강원·충청·부산지역 등의 예에서 보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지역민에게 돌아왔다는 점에서 그저 방관만 하고 있어서는 안된다. 현재 분위기는 지방은행의 유지보다는 수익성 대형화 겸업화 논리에 따라 통합에 그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기에 안타까운 심정에서 광주은행 존치의 필요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중소기업 육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광주은행은 존치돼야 한다. 둘째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억제 및 환원금융 실현을 위해 광주은행은 존치돼야 한다. 셋째 지역간 균형발전을 위해 광주은행은 존치돼야 한다. 넷째 지역내 고용창출과 인재육성 등을 위해 광주은행은 존치돼야 한다. 다섯째 지역민에 대한 금융편익 제공측면에서 광주은행은 존치돼야 한다. 그밖에 광주은행은 지역발전을 위한 장학회,대학 발전기금 출연,광주비엔날레 후원,광주·전남 환경대상 제정,공익상품 개발을 통한 수익금 기부,문화예술공연 및 단체 지원 등을 통한 문화사업,주부 교양강좌 프로그램인 광은주부대학 등의 사회교육사업 등 여러 분야에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이런 점 등을 살펴볼 때 지방은행의 통합은 하나의 기업이 소멸하는 것이 아닌 지역경제와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 측면에서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난 33년간 우리와 함께 성장한 광주은행이 통합될 경우 직접적으로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적기 때문에 당장은 피부로 느끼지 못하겠지만 광주은행이 있음으로써 그동안 당연시하며 누려왔던 편익들의 부재로 인한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내 수많은 중소·영세기업들이 생존의 기로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아시아자동차 위기 때 끝까지 지역기업을 지원한 금융기관은 광주은행이었듯이 싫든 좋든 광주은행은 우리 지역에서 어려운 기업들을 위해 비오는 날 우산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