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와 하이마트의 2년에 걸친 분쟁이 사실상 타결됐다. 이에따라 대우전자는 국내 유통망을 확보할 수 있게 됐고 하이마트도 위장 계열사 시비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채권단과 하이마트는 최근 협상에서 하이마트가 채무 원금 3천3백억원을 상환하는 것은 물론 대우전자의 제품을 약정고를 정해 판매해 주기로 잠정 합의했다. 이번 잠정 합의가 최종 확정될 경우 채권단은 대우전자로부터 하이마트에 대한 채권을 인수한 뒤 하이마트를 상대로 채권 회수 절차를 밟게 된다. 하이마트는 최종 합의와 함께 채무액 가운데 약 6백억원 정도를 현금으로 상환하고 채권단은 이중 일부를 대우전자 운용자금으로 지원키로 했다. 채권단이 인수하는 채권은 원금 3천여억원이며 이자분 1천8백억원에 대해서는 대우전자와 하이마트가 법원의 판결을 통해 해결키로 했다. 양측이 업무상 배임혐의를 피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한편 하이마트가 팔아주기로 한 대우전자 제품의 약정고는 올해 1천4백억원, 내년부터 연간 1천7백억원 어치다. 이 계약은 2005년까지 유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마트가 약정고를 채우지 못했을 경우 패널티를 물게 되고 약정고 이상을 판매할 때는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양측의 분쟁이 지속될 경우 공멸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채권단이 개입, 합의를 이끌어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우전자의 워크아웃 플랜을 다시 짜고 있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매각 등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전자는 이 합의안을 조만간 이사회에 상정할 계획이며 합의안대로 통과될 경우 이달부터 하이마트의 판매망을 통해 제품을 팔 수 있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합의에 대해 대우전자 일부에서는 약정고가 너무 적고 이자분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하이마트측은 대우제품 판매로 매출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하이마트는 대우전자의 위장계열사로 알려져 있었으나 대우그룹의 워크아웃 과정에서 독립했다. 채권관련 분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하이마트가 대우전자 제품을 취급하지 않아 대우전자는 사실상 국내 유통망을 상실한 상태였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