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10시 여의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2층 국제회의장. 이곳으로 전국연합회 회장 및 조합 이사장, 전무 등 3백여명이 모였다. 기협중앙회의 정기총회가 열리고 있어서다. 지난해 결산을 처리하고 올해 사업계획을 보고하는 의례적인 행사다. 하지만 이날은 공식적인 총회 안건보다 더 중요한 특별 안건이 있었다. '주5일 근무제'에 대한 반대 결의였다. 총회가 열린 국제회의장은 정부정책을 반대하는 결의대회로 열기가 가득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조합 이사장들은 중소기업의 현실을 무시하고 정부가 인기를 얻기 위해 주5일 근무제 도입을 강행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한 이사장은 "지금같은 상황에서 중소기업이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면 비용이 늘어 상당수가 망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현실을 정부가 제대로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고 흥분했다. 기협중앙회가 작년말 전국의 중소기업 1천8백20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75.2%가 주5일 근무제 도입을 반대한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들은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될 경우 인건비를 포함, 총비용이 20%나 증가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비용증가는 원가상승으로 이어져 수출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결국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려 세계시장을 점령해가고 있는 중국과의 '총성없는 전쟁'을 더욱 불리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중소기업들은 기술경쟁력보다는 가격경쟁력으로 해외시장을 뚫고 있는 기업이 많다"고 지적하고 "정부가 중소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여주지는 못할 망정 원가를 높여 경쟁력을 떨어뜨리는데 앞장설 수 있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중소기업인들은 주5일 근무제 도입이 필요하다면 중소기업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 정책도입 시기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주5일 근무제. 중소기업인들에게는 기업을 계속 경영할지 아니면 그만둘지 고심하게 만들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다. 이날의 결의대회가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중소기업인은 주시하고 있다. 이계주 산업부 벤처중기팀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