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327원선에 말뚝박다시피 하며 올들어 가장 진폭이 좁은 1.80원 범위에서 이동했다. 밤새 진행된 엔화 약세의 흐름을 개장초 반영, 레벨을 높인 뒤 장중 움직임은 변수가 위축된 시장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달러/엔 환율은 134엔대 중반으로 올라선 뒤 정체된 흐름을 보였으며 역송금수요와 네고물량은 서로 맞물리면서 위아래 봉쇄된 흐름을 주도했다. 달러/엔의 추가 상승 여부에 초점이 맞춰진 가운데 1,330원대 레벨에 대한 강한 경계감이 이에 맞서고 있다. 달러/엔이 135엔 등정을 시도할 경우 1,330원 테스트도 가능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27일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2.30원 오른 1,327.70원에 마감했다. 나흘째 오름세를 보인 환율은 지난달 24일 1,330.50원에 마감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가리켰다. 최근 엉금엉금 저점과 고점을 함께 높이는 흐름이 병행되고 있다. ◆ 추가 상승 가능성 우세 =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수급이 맞아떨어지고 달러/엔이 밤새 오른 뒤 정체된 탓에 기대감이 옅어졌다"며 "막판 큰 건의 결제와 네고가 맞물리면서 변동성 확대가 무산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일부터 역송금수요가 없는데다 주식이 계속 좋으면 고점매도 심리가 있겠지만 달러/엔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강해 요인간 상충되고 있다"며 "내일 거래는 1,322∼1,328원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달러/엔이 135엔대로 올라서면 1,330원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을 반영해 레벨만 조금 올랐을 뿐 수급이 팽팽했다"며 "내일도 달러/엔 수준을 따라 정해질 것으로 보이며 1,326∼1,331원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했다. ◆ 엔 약세 반영 = 달러/엔 환율은 전날 상승세를 타며 134.59엔을 기록했으며 이날 닛케이지수의 급등에 힘입어 소폭 하향 조정돼 오후 4시 53분 현재 134.43엔을 기록중이다. 일본 정부의 디플레이션 대책과 관련, 별다른 것이 없다는 예상으로 실망감이 확산된 가운데 은행권의 공적자금 투입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엔은 이에 따라 그린스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하원연설에서의 증언과 다음날 일본은행(BOJ)의 정책회의에서 통화완화가 이뤄질 것인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경기회복의 확인과 통화완화가 이뤄질 경우 달러/엔은 135엔을 넘어 새로운 레인지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오전중 외국인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가 유입됐으나 네고물량이 이를 채웠다. 역외세력도 1,327원선에서 사자에 나서고 1,328원선에서는 차익매물을 내놓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NDF정산관련 역내 매물이 있었으나 매수세가 이를 흡수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22억원, 89억원의 주식순매수를 기록, 아흐레만에 방향을 바꿨다. 그러나 순매수규모가 크지 않아 환율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 주가는 전날보다 2.62%, 20.97포인트 오른 822.11로 마감, 지난 2000년 7월14일 827.95 이후 19개월만에 820선에 올라섰다. 그러나 환율과는 연계성이 크게 떨어진 상태.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2.60원 높은 1,328원에 개장한 환율은 9시 33분경 1,327.50원으로 내린 뒤 조금씩 반등, 9시 51분경 이날 고점인 1,328.8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고점인식 매물과 달러/엔의 반락 등으로 차츰 흘러내린 환율은 10시 53분경 이날 저점인 1,327원까지 흘러내렸으며 대체로 1,327원선에서 거래를 체결한 끝에 1,327.6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와 같은 1,327.6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조금씩 레벨을 낮춰 1시 41분경 오전중 저점인 1,327원까지 몸을 낮췄다. 그러나 추격매도세가 따라주지 않아 저점 경신은 무산된 채 한동안 1,327원선에서 게걸음을 거닐던 환율은 3시 19분경 1,328.30원까지 오른 뒤 다시 1,327원선으로 되밀렸다. 장중 고점은 1,328.80원, 저점은 1,327원으로 장중 1.80원 이동, 올 들어서뿐 아니라 지난해 11월 20일 1.30원 이후 3개월중 가장 좁은 폭을 거닐었다. 최근 열흘째 변동폭이 5원 이하에 머무는 정체장세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4억7,3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1,89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3,000만달러, 2억5,670만달러가 거래됐다. 28일 기준환율은 1,327.7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