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와 경기지표가 잇따라 봄소식을 전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19개월만에 800선을 돌파해 활황장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고,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생산도 15개월만에 최고치인 10.2%(전년 동기대비)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3개월째 증가세를 보였다. 재고가 5.4% 줄었고 제조업평균 가동률은 76.4%로 높아지는 등 경기회복 기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아직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낙관하기 어렵고 경제를 장밋빛으로 볼 수만 없게 하는 요인도 많다. 설연휴가 지난해엔 1월, 올해는 2월에 들어있어 올 1월 조업일수가 사흘가량 많았다는 점과 설연휴를 앞둔 밀어내기식 출하 등을 감안하면 실제 산업생산 증가율은 5~6%대로 추정돼 산업현장의 활력은 아직 미진한 편이다. 특히 해외시장 의존적인 경제구조에서 성장의 엔진인 수출과 투자가 활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이며 확고한 경기회복을 장담할 수 없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물량기준으로 1월 수출이 5.5%가 늘어났다고 하지만 금액기준으론 8.9%가 줄어든 것으로 잠정집계돼 11개월째 마이너스 상태다. 지난해 12월의 20.5% 감소세에 비해 감소율이 크게 둔화됐으나 설연휴와 철도노조 등의 파업으로 선적이 늦어져 2월 수출은 다시 15%가량의 감소세가 예상된다는 것이 산업계의 전망이고 보면 걱정스런 일이다. 내수소비에 이어 1월의 기계수주가 27.9% 늘어나는 등 투자가 경기회복세에 가세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아직은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제조업 가동률도 76%로 비교적 낮은 편이어서 본격적인 설비투자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런 점에서 소비촉진과 재정지출에서 불씨가 살아난 최근의 경기회복 기미를 수출과 투자로 연결시켜 본격적인 경기회복 국면으로 유도하는 것은 중요한 정책 과제라고 하겠다.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돼 있는 실업자 구제를 위해서도 수출과 투자촉진은 시급한 일이다. 특히 기업의 투자는 수출환경이 좋아져도 정치·사회적 여건과 분위기가 나빠지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선거가 잇따르는 올해엔 정치권이 기업의 투자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파업 등 노동계의 극단적인 행동도 경기회복의 싹을 짓누르지 않도록 자제돼야 마땅하다. 수출과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800고지에 올라 있는 주가도 사상누각이 돼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할 수 있다는 대목에 모두가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