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잇장처럼 얇은 초극박 강판으로 불황을 극복하고 세계시장을 공략한다' 동부제강이 식음료캔용 석도강판(주석도금강판)을 특화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굴지의 식음료 다국적 기업인 네슬레,하인즈등과 각각 2만3천t,6만t의 1년 장기 수출계약을 맺는데도 성공했다. 네슬레,하인즈에의 제품공급은 그동안 일본 석도강판업체들이 도맡아 왔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동부제강은 내친 김에 다국적 식음료업체인 도울에도 석도강판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동부제강의 석도강판이 이처럼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모으고 있는 것은 신설비와 기술력 덕분이다. DCR(Double Cold Rolling Mill)이라는 초극박 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보유하고 있어 국내 다른 업체보다 조기에 0.13mm(A4용지 두께)두께의 제품을 상용화해 판매하고 있다. 최근엔 0.08mm로까지 두께를 줄인 제품을 시험생산하기도 했다. 동부제강이 석도강판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주력하게 된 것은 세계 철강경기부진과 미국의 수입규제강화에 주된 이유가 있다. 그동안은 냉연제품을 주로 생산해 미국 등에 수출해왔으나 이런 이유들 때문에 최근 들어선 아예 수출을 중단했다. 대신 초극박 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고수익구조로 전환하면서 회사경영이 호전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아산만공장이 조기정상화된데 힘입은 바 크다. 지난 99년 11월 1조2천억원을 투자해 완공된 이 공장은 당초 계획보다 1년이나 앞선 지난해부터 정상가동을 하고 있다. 동부제강 관계자는 "세계 철강업체들의 감산및 구조조정 등에 힘입어 철강시황이 본격 호전될 경우 우리 회사의 수익성도 대폭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올1∼2월 매출액은 전년보다 5%정도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70%이상 신장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석도강판을 비롯한 고부가 전략제품의 판매는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략제품이란 생산과정에서 특별한 공정이나 기술이 필요해 일반제품보다 판매가와 판매마진률이 높은 제품을 말한다. 동부제강의 전략제품 판매비중은 2001년 1·4분기 11%에서 12월에는 21.2%까지 높아졌다. 올해는 22%까지 이 비중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생산공정 합리화도 진전양상이 뚜렷하다. 석도강판 합격률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91.7%에서 12월에는 95.3%까지 높아졌다. 석도강판의 원료인 석도용원판(BP)생산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BP 자체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6만t정도 늘릴 예정이다. 그만큼 원가절감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동부제강 관계자는 "석도용 원판은 초극박 강판이어서 이 강판의 생산을 1만t 증산하면 일반 냉연강판 생산량은 3만t 줄어든다"면서 "이에따라 자연히 수입규제가 심한 저수익 냉연강판은 자동감산되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미국으로의 수출을 재개하더라도 수입규제를 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