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들이 정보기술강국 'IT코리아' 건설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IBM HP SAP 오라클 등 외국계 IT 업체들은 IT산업 각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들이 제공하는 각종 솔루션과 정보기기는 한국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때 한국의 부(富)를 빼간다며 비난받기도 했던 글로벌 IT 기업들이 한국경제를 이끄는 견인차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IT코리아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독일계 SAP와 미국계 오라클을 꼽을 수 있다. SAP는 1995년 한국 진출 이래 2백15개 기업에 자사 솔루션을 공급했다. 삼성전자 LG화학 외환은행 제일제당 등이 대표적 고객이다. 오라클은 지난해 포스코의 초대형 PI(프로세스 혁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화제가 됐다. 이 회사는 지난 89년 한국에 들어와 기업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주도했고 90년대 후반부터는 ERP(전사적 자원관리), CRM(고객관계관리) 등 e비즈니스 토털 솔루션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보다 훨씬 먼저 한국에 들어와 정보화 기반을 다진 업체로는 IBM과 HP를 꼽을 수 있다. 한국IBM은 지난 67년 국내 최초의 컴퓨터를 경제기획원 통계국에 납품한 이래 36년간 한국 각 분야의 정보화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함께 성장해 왔다. 최근에는 'e비즈니스'(기존 전산환경+인터넷)를 주창하며 고객사들의 e비즈니스를 지원하고 있다. HP는 18년전인 84년 삼성전자와 합작으로 삼성HP를 설립, 한국에 들어왔다. 삼성전자는 98년 지분을 HP에 넘겼고 삼성HP는 한국HP로 거듭났다. HP 한국법인은 90년대 후반부터 해마다 10억달러 이상 수출하며 한국경제에 기여했다. 컴팩과의 합병 절차가 모두 끝나고 나면 한국 IT업계에서 차지하는 HP의 비중은 더욱 커지게 된다. 최근 주목받는 글로벌 IT기업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있다. 특히 MS는 지난해 11월 KT(한국통신)에 5억달러를 투자해 주목받고 있다. MS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IT 업체들과 차세대 인터넷('닷넷') 기술을 개발중이다. 아시아권에서는 한국을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 또 한국 IT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2백억원을 내놓았고 올해는 지원금을 3백억원으로 늘려잡았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MS의 '닷넷'에 대응하는 차세대 웹서비스로 '썬원'을 제창하고 한국 IT 업체들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자바, 솔라리스, 스타오피스, 그리드엔진, 포르테 개발 툴 등 주요 기술을 공개하고 있으며 외국으로는 한국에 가장 큰 교육센터를 개설, 개발자들에게 정기적으로 무료 교육을 실시하고 개발자 모임을 지원하고 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