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유전자 구조를 분석하는 휴먼게놈프로젝트에서는 한국이 빠졌지만 포스트 게놈연구의 핵심으로 떠오른 단백질체(프로테옴) 연구에서는 전망이 아주 밝습니다" 지난해말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인간프로테옴기구(HUPO) 워크숍에서 3년 임기의 초대 사무총장으로 선임된 백융기 연세대 교수(49·화학과)는 "프로테옴 연구에서는 시작단계부터 한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앞으로 연구자들간 네트워크가 형성된다면 충분히 앞서갈 수 있다"고 말했다. HUPO는 단백질체의 기능 이상과 구조변형 분석을 통한 생명현상을 밝혀내기 위해 지난해초 결성된 세계 공동연구단체로 인간게놈 지도가 완성된 이후 제2의 생명과학 국제 프로젝트로 주목받고 있다. 백 교수는 "인체 질병의 98%가 단백질 이상으로 발생한다"며 "단백질 지도가 완성되면 인체내 모든 신진대사의 경로가 확인되고 질병의 원인규명이 가능해져 인간게놈지도 완성을 능가하는 의학적 진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중대한 프로젝트에 한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은 국가 생명과학발전을 위해 다행스런 일"이라고 덧붙였다. HUPO에는 백 교수 외에 김기협 삼성종합기술원 부사장 등 한국인 10여명이 위원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백 교수는 "초기 이니셔티브를 유지하기 위해선 국내 연구자들간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국가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제프로테옴연구에서 우리나라가 앞설 수 있는 분야의 하나가 기술표준"이라며 "단백질체의 데이터베이스(DB) 표준화 작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백 교수의 주도로 지난해 7월 한국인간프로테옴기구(KHUPO)가 출범해 한국인 고유의 단백질 주소록을 규명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는 "국제적인 공동연구와 함께 위암 간암 등 한국인에게 많은 질환과 관련된 단백질 기능을 규명,신약을 개발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