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움직임이 둔하다. 설 연휴를 보낸 직후 7거래일동안 일중 변동폭은 5원을 넘어서지 못하는 횡보세가 뚜렷하다. 뚜렷한 모멘텀이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장중 수급상황이 환율을 위아래로 제한하고 있다. 이번주( 2. 25 ∼ 2. 28) 달러/원 환율은 최근의 이같은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달러/엔 환율이 135엔대로의 상승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월말 요인을 감안하면 상충될만한 여지도 제공되고 있다. 박스권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달러/엔이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범위로의 이동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달러/원은 제자리뛰기에 그칠 수밖에 없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지난주 사흘 내리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하며 환율 상승요인이 축적됐으나 시장이 이를 크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달러/엔의 정체외에도 1,320원대에서의 물량 출회에 대한 의지가 상당히 강하다는 점이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 지난주 환율은 꾸준히 저점을 높여가는 흐름을 띠며 일단 1,320원대로 진입했다. 달러/엔 수준에 따라 개장가 형성이후 장중 수급변동이 환율을 움직였다. 주초 결제수요 유입이 힘을 받으면서 1,315원은 지지력을 확인했으며 네고물량 공급이 이뤄졌으나 1,320원대 등정에 성공, 1,322원에 한 주를 마감했다. ◆ 위아래 제한 여전 = 한경닷컴이 은행권 외환딜러 16명을 대상으로 이번주 환율전망을 조사한 결과, 예상 환율의 저점은 단순평균으로 1,315.25원, 고점은 1,327.06원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장중 저점인 1,314.50원, 고점인 1,324원에서 소폭 오른 수준. 위쪽으로 7명의 딜러가 1,325원을, 5명이 1,330원을 상승의 한계로 전망했다. 뒤를 이어 4명의 딜러가 1,326∼1,328원에서 고점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래쪽으로는 1,315원을 저점으로 본다는 견해가 12명으로 압도적이었으며, 1,316∼1,318원이 3명으로 조사됐다. 월말로 접어들고 있음을 감안, 넓은 박스권(1,310∼1,330원)의 하단인 1,310원까지 내려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며 1명이 1,312원까지 내려설 것으로 전망했다. 거래일이 3월 1일 휴일로 인해 하루 줄어들고 변수간 상충된 영향으로 ◆ 달러/엔과 수급 '대결' = 한동안 주춤했던 달러/엔이 위로 꿈틀댈 기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주중 135엔을 테스트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일본 3월말 회계연도 결산을 앞둔 기업들의 해외자산 본국송환이 이어지고 있지만 무디스 등 신용평가사의 일본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시중은행 신용등급 하향 조정 등 엔화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경제에 대한 총체적인 불안이 여전히 엔화를 짓누르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에서는 이번주중 전고점을 뚫고 136엔까지 상승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최근 박스권이었던 132∼135엔에 대한 길들여짐에서 벗어나기도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상존한다. 이와 함께 최근 뉴욕 증시가 분식회계 문제에 대한 후폭풍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일방적인 달러 강세를 유도할 수 없는 걸림돌이다. 이같은 달러/엔의 움직임에 일정부분 반영할 달러/원은 '월말'로 접어드는 시점임도 감안하고 있다. 업체들의 네고물량이 얼마나 나와줄 것인지가 중요한 관심사이며 출회 규모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예상은 다소 엇갈린 상태. 최근 1,320원대에서 소소한 물량이 꾸준하게 공급돼 추가 상승의지를 꺾고 있다. 반등시마다 물량이 출회되고 있으며 특히 1,325원선에서는 대기매물이 꽤 많다는 인식으로 인해 팔려는 의사가 강하다. 1,320원대 레벨에 대한 부담이 있는 상태에서 물량 공급은 꾸준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기업의 BW관련 1억달러 자금유입설도 돌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1,320원대에서 전자, 자동차 업체들이 미리 달러를 내놓았으며 수출이 좋지 않은 한편, 달러/엔의 상승에 따라 매도 레벨을 추가로 높일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도 지속 여부도 관심이다. 지난주 사흘 내리 1,000억원 이상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시장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았으나 역송금수요가 쌓이면서 이를 덜어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주초반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하이닉스와 마이크론간의 협상이 이번주중 결론을 지을 것으로 예상돼 시장 심리에도 다소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