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들이 변신하고 있다.

계열사 제품의 수출을 대행하거나 외국 제품을 들여와 국내 판매업자에게 넘겨주던 그동안의 단순 무역기능을 뛰어넘어 사업다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게임사업이나 이벤트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물론 우수 제품 발굴을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종합상사들의 이같은 변신은 시장의 변화에 따른 필연적 결과로 이해되고 있다.

국제무역이 활발해지면서 제조업체들은 직접 해외영업망을 가동하는 추세이고 외국계 업체들의 국내 직접진출도 늘어나면서 더이상 종합상사를 거치지 않고도 수출입 물량이 오가고 있다.

인터넷 등 정보공간이 넓어지면서 그동안 해외정보를 독점해 오던 종합상사의 입지도 축소되었다.

전체 수출에서 종합상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98년 51.9%에서 지난해 37.5%로 급감했다.

종합상사들이 중개인(트레이더)에서 중개.투자.판매 등으로 활동반경을 넓히는 것도 사실상 생존을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새로운 경영환경을 맞이한 종합상사들은 다양한 신규 사업 개척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 게임사업 =SK글로벌은 지난해 11월 일본의 대표적 게임 개발업체인 '세가' 및 대만의 컴퓨터업체 '에이서' 등과 게임사업 합작법인 '엑사이도(X-SIDO)'를 설립하고 게임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올 하반기부터 PC용 콘솔게임의 온라인 배급에 나서 CD롬 등이 없이도 인터넷으로 다운로드받아 게임을 즐길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SK글로벌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인 '엑스박스(X-BOX)'의 국내 유통사업 참여도 추진하고 있으며 캐릭터 개발판매 등 게임관련 사업도 벌이기로 했다.

LG상사도 역시 일본 소니사의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II"의 국내 판매에 나서는 등 게임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 모바일사업 =PDA 등 개인휴대용 단말기에 게임 음악 관광 교육 등 각종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현대종합상사가 시도하고 있다.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1백여개 콘텐츠업체와 업무제휴를 맺었을 뿐만 아니라 대만의 'TIC(Taiwan Index Corporation)'를 통해 홍콩 싱가포르 중국 필리핀 등지로 게임 동영상 등의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히 상품을 조합하는데서 벗어나 게임개발에 대해서도 기획하고 있으며 방송 영상물과 소프트웨어 등 국내외 판매도 추진할 예정이다.


<> 스포츠.엔터테인먼트 =현대종합상사는 스포츠마케팅.이벤트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내 프로축구 프로야구 고교야구에 대한 스포츠 마케팅 독점권을 확보해 광고 등을 수주하는 한편 레저용 자동차 경주와 일본 씨름인 '스모' 대회도 유치키로 했다.

또 영화 및 공연 등 엔터테인먼트사업도 벌일 계획이다.

현대는 5년전부터 스포츠마케팅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국제유도연맹(IJF)의 국제대회 마케팅 권리를 확보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 바이오.벤처투자 =신약 유전자 등 생명공학산업에 대한 진출도 활발하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9월 연구용 시약 및 DNA칩 제작업체인 다카라코리아사와 전략적 제휴 및 지분 투자관계를 맺고 생명공학 제품의 판매권을 확보했으며 조만간 수출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다른 종합상사들도 벤처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만들어진 제품의 단순 수출대행에서 벗어나 투자를 통해 우수제품을 직접 발굴하기 위해서다.

벤처기업들의 기술력과 종합상사 고유의 국내외 영업망 및 마케팅기법이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1백80억원을 투자한 SK글로벌은 올해도 1백50억원을 벤처에 투자할 방침이다.

LG상사와 삼성물산도 20억원 수준에서 투자할만한 우량 벤처기업을 물색중이다.


<> 선택과 집중 =경제의 글로벌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종합상사들도 모든 물품을 손대기보다 수익성이 뛰어난 특정부문을 집중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쑤시개에서 인공위성까지' 모든 물품의 국제거래를 주선한다던 과거 종합상사의 모습에서 탈피, 전문성을 강화하는 추세다.

대우인터내셔널은 5천만달러 이하의 중소형 플랜트 사업을 집중 공략하는 한편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동을 중심으로 국산 군함 및 훈련기 등의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LG상사는 러시아제 산불진화용 헬기인 카모프를 들여다 산림청 해경 등에 공급한데 이어 산불 공중감시 및 관광사업용으로 체코 레테크 자보디사의 L-410 소형 비행기를 수입하는 등 소형 민항기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은 경기침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은 앙골라 등 서부 아프리카와 동구를 중심으로 컨트리 마케팅을 강화해 자원개발 등 대형 프로젝트를 발굴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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