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이 요즘 낙하산인사 문제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중기청에선 지난 6년동안 단 한명도 내부에서 본부국장으로 승진하지 못했는데,이번에 또 산자부 과장이 중기청 국장으로 온다는 소문이 나돌자 내부직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것. 사건의 발단은 안영기 중소기업청 정책국장이 섬유산업연합회 부회장으로 내정돼 국장자리가 하나 비면서 비롯됐다. 국장자리가 비자 중기청에선 이번만큼은 내부승진이 가능하리라고 믿었다. 그러나 이 국장자리에 산자부 과장이 내려오는 것으로 밝혀지자 중기청 직원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중기청장에게 공식항의를 하기로 했다. 중기청 직원들은 "최근 1년간만 해도 국장급 이상 4명이 산자부에서 이동해왔는데 이런 불상사가 또 일어나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고 항변했다. "더욱이 중기청 안에 부이사관으로 4년이 넘은 사람도 있는데 부이사관 승진 2개월째인 사람이 국장으로 날아온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아무리 외청이라지만 6년 동안 국장급 내부승진이 하나도 없었던 정부기관은 중기청뿐"이라며 "더 이상 낙하산 인사를 방치해서는 중소기업 행정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산자부에서 중기청으로 이동해온 국장급들은 대부분 중소·벤처기업 정책과는 거리가 먼 분야에서 일하던 사람이라는 것이다. 산자부 과장급이 계속 중기청으로 승진해 내려올 경우,중기청이 각종 정책을 개발할 때 산자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산자부 출신 국장들이 내부에서 승진한 사람들보다는 정부 안의 교류관계가 원활해 중소기업부문 예산확보 등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어쨌든 6년간 국장급을 내부에서 승진시키지 못한 것도 중기청이 산자부 입김을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건 명약관화한 사실인 듯. 하지만 이같은 중기청 직원들의 반발에 대해 산자부 출신인 중기청장이 어느정도 이를 수용할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치구 중소기업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