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귀곡동 두산중공업 창원공장. 공장 오른쪽 야적장에 자리잡은 해수담수화(海水淡水化) 설비가 거대한 모습을 나타냈다. 오는 3월15일 중동 아랍에미리트를 향해 플랜트의 일부분이 첫 선적될 이 설비는 지난해 6월말 8억달러(약 1조원)에 수주한 것으로 무게가 3천6백t이나 되는 축구장만한 크기다. 출항일엔 전국에서 불러모은 32대의 초대형 트레일러가 한몸이 돼 2백m 떨어진 두산중공업 전용부두로 설비를 이동시키는 일대 장관이 펼쳐지게 된다. 두산중공업은 해수담수화설비 부문에선 세계시장 점유율 1위(30%)가 말해주듯 독보적이다. 주류 위주의 일반소비재 기업인 두산그룹이 공기업인 한국중공업을 3천57억원에 인수,민영화한 지 지난 15일로 1주년을 맞았다. 당시 업계에서는 '코끼리가 공룡을 삼킨' 것으로 비유하며 냉소적인 시선을 보냈지만 두산중공업은 민영화를 계기로 보란듯이 더욱 탄탄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올해 수주목표는 지난해보다 41% 늘어난 5조1천6억원(사상 최대치),영업이익은 2백44% 증가한 2천1백22억원이다. 올해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5%보다 두배 이상 높은 7.2%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2004년부터는 연간 30%의 영업이익 신장률을 기록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았다. 김상갑 두산중공업 수석부사장은 "제조업체에서 과연 가능한 성장세냐"는 질문에 "두산그룹의 수익성중시 경영과 기존 한국중공업 임직원들의 기술력과 경험이 시너지(상승)효과를 내고 있어 전혀 불가능할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수주잔고가 8조원인데다 올해부터 국내 발전소 건설공사가 본격화돼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IMF이전부터 일찌감치 구조조정에 성공한 두산그룹의 수익성,현금흐름,책임 및 자율경영중시 기업문화도 추진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민영화 이후 두산중공업은 무수익 자산을 과감하게 처분했다. 인력도 1천명이나 줄였다. 시멘트와 제철,내연설비 사업부문 등 한계사업을 정리하고 서울 역삼동 사옥을 1천70여억원에 매각했다. '이익창출에 실패한 사업부문은 존재가치가 없다'는 최고 경영층의 강력한 의지에 따른 것이었다. 대신 발전설비와 해수담수화설비 등의 고부가가치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공기업시절의 때를 씻어버리고 철저하게 수익성 위주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최송학 부사장(지원부문장)은 "발전설비시장 해외개방 이후 한국전력이 발주하는 화력발전설비의 ㎾당 수주단가가 떨어져 수익성 창출 없이는 모두 죽을 것이라는 절박감에 짓눌렸다"며 민영화 초기의 분위기를 회상했다. 'WAVE 1,2,3단계'라는 전사적 변화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지난해 10월부터 가동한 1단계에서는 전자경매시스템으로 자재를 구매,12월말까지 5백50억원의 원가 및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결제라인을 대폭 단축했다. 또 자금과 일부 영업인원만 남기고 기획 등 대부분의 인력을 창원공장 현장으로 내려보내 효율경영을 도모했다. 두산중공업은 오는 2010년까지 27조원에 달하는 세계 담수화설비시장의 점유율을 더욱 높이고 중국의 대규모 발전설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잔뜩 벼르고 있다. 국내에선 한전의 알짜 자회사인 한전기술과 한전기공 인수를 추진중이다. 일단 민영화 1년의 결산에서 합격점을 받은 두산중공업이 향후 성공적인 민영화 사례로 기록될지 주목된다. 창원=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