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1월15일 정월대보름(2월26일)을 앞두고 재래시장과 백화점 할인점 등 대형 유통매장,농협하나로마트 등에 부럼과 잡곡이 대거 등장했다. 정월대보름은 재앙과 액을 막는 제일(祭日)이다. 대보름 전날 저녁에는 오곡밥과 묵은 나물을 먹고 당일 새벽에는 '귀밝이 술'과 함께 부럼을 깨물면서 한 해의 무사태평을 빈다. 부럼은 호두 잣 땅콩 밤 등과 같이 껍데기가 딱딱한 과일. 대표적인 대보름 음식으로 당일 아침에 땅콩이나 호두를 깨무는 것을 '부럼 깐다'고 한다. 부럼에는 부스럼을 막아주는 영양소가 쌀보다 훨씬 많이 들어 피부 건강에 좋다. 오곡밥에는 찹쌀 찰수수 팥 차조 콩 등이 들어간다. 반찬으로는 가을에 말려둔 호박 가지 시래기 곰취 같은 '묵은 나물'을 삶아먹는다.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사실은 겨울 동안 없어진 입맛을 되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풍습이다. ◇고르는 법=현대백화점은 올해 4인 가족 기준으로 대보름 음식 장만하는 비용이 3만6천원 정도 들 것으로 분석했다. 땅콩 호두 밤 잣 등 부럼 구입에 1만원,5가지 나물 7천원,오곡밥 5천원,귀밝이 술 1만4천원 등이다. 부럼 중에서는 땅콩이 가장 인기다. 전체 부럼 판매액의 45% 안팎을 차지한다. 호두와 밤은 각각 25% 정도다. 땅콩을 고를 때는 겉표면이 지나치게 깨끗하면 중국산으로 의심해봐야 한다. 흙이 묻어있으면 통관이 안되기 때문에 중국산은 깨끗하고 씨알도 굵은 편이다. 하지만 국내산보다 맛이 떨어진다. 호두의 경우 수입산은 화공약품을 쓰는 경우가 많아 겉면이 하얗게 보인다. ◇대보름맞이 이벤트=할인점 백화점 등은 22일부터 26일까지 대보름 음식 기획전을 연다. 롯데백화점은 행사기간 중 본점 잠실점 등 수도권 9개 점포에서 3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행운의 복조리를 준다. 또 점포별로 1백명을 뽑아 대보름맞이용 호두와 밤을 경품으로 제공한다. 현대백화점도 천호점에서 23∼24일 이틀 동안 복조리제작 기능보유자 3명을 초대해 복조리를 직접 제작해 판매한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