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가계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현재 시중은행, 지방은행 등 일반은행의 가계자금 대출잔액은 115조4천618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에 비해 은행권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0.91%, 금액으로는 1조490억원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대손충당금 규모는 정상여신 수준에 불과해 가계대출 부실화에 적절히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은행들이 1개월 이상 연체대출 가운데 채무상환능력의 저하를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인 요인이 있다고 판단하는 요주의 여신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2%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은행들의 가계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규모는 턱없이 적다. 은행감독규정은 정상여신의 경우라도 0.5%이상의 충당금을 쌓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말 현재 일반은행의 연체대출금은 전체 가계자금대출 가운데 1.67%인 1조9천318억원, 고정이하 여신은 0.95%인 1조913억원이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가격의 급락으로 가계대출이 부실화할 것에 대비해 현재 쌓고 있는 대손충당금 규모가 평균 예상손실액보다 적을 경우 이를 상향조정토록 지도하고 있다. 가계금융부채가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미래의 부실화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은행권은 한층 강화된 신용평가시스템을 통해 올해 손실을 예측하고 미리 대비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한미은행 관계자는 매일 가계대출 연체율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고객들의 소비패턴을 추적, 개인의 신용한도를 조정하는 분석수단을 갖추고 있어 부실화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재의 충당금 적립액만으로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부동산가격하락에 따른 담보위험은 보증서 첨부 등 별도의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진병태기자 jb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