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매각이냐 독자 생존이냐' 워크아웃 중인 대우전자의 해법이 표류하고 있다. 15일 한빛은행 등 대우전자 채권단에 따르면 채권단은 현재 추진 중인 대우전자 해외 매각이 결렬될 가능성에 대비해 독자 생존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영화회계법인에 의뢰했다. 영화회계법인은 오는 18일부터 대우전자에 대한 실사에 착수하는 한편 6월 말까지 부실 또는 수익전망이 낮은 사업부의 선별 매각이나 사업철수 등을 통한 독자 생존안을 마련,채권단에 제출할 예정이다. ◇쉽지 않은 해외 매각=채권단측은 늦어도 이달 말 포괄인수,분할인수 등 다양한 조건을 제시한 4개업체 중 한 곳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해 이달 말 매각 일정과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3억달러에 달하는 해외 채무 미해결 부분과 39개 생산법인을 포함,61개에 달하는 해외법인 처리문제 등의 복잡한 변수들로 인해 성사되기까지는 큰 진통이 예상된다. 또 지난해 말 불거진 하이마트와의 3천5백69억원(소송가액기준)에 달하는 채권분쟁이 타협점을 찾지 못해 영업망 확보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는 점도 매각작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우측은 독자영업망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매각 가격이 턱없이 낮아지거나 매각 자체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년 연속 자본잠식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해 상장폐지가 임박한 점도 매각작업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전자는 자본잠식이 2년간 지속되면 상장폐지 요건이 된다는 증권거래법 유가증권 상장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 상장폐지를 면하기 위해서는 3조원 가량의 출자전환이 이뤄져야 하지만 결산보고서를 제출하기 전에 이같은 대규모 출자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다. 대우전자는 내달 25일 주총을 열 계획이다. ◇고개드는 독자 생존 방안=대우전자는 지난해 매출 2조9천8백억원에 영업이익 6백5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2천억원 가량 줄었지만 이익은 2.9배 늘었다. 지난 99년 1천8백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무리하게 해외 매각을 추진하는 것보다는 안정된 영업기반을 갖춘 후 파는 것이 채권단과 대우전자 모두에 이익이 되는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지분율 12.5%로 최대주주인 자산관리공사가 대우전자의 기업가치를 높인 후 시장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점도 대우전자의 독자 생존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