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빚은 초콜릿으로 제 마음을 전합니다' 회사원 김모씨(28)는 14일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애인이 직접 만든 초콜릿을 받았다. 김씨는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초콜릿은 터무니없이 비싼데다 성의가 없어 보여 (선물받기) 싫다고 했더니 애인이 직접 만들어 선물했다"며 "포장만 그럴듯한 백화점 선물에 비해 훨씬 실속이 있는데다 정을 느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밸런타인데이(2월14일) 선물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백화점이나 제과점 등에서 예쁘게 포장된 초콜릿을 고르는 것으로 밸런타인데이 선물준비가 끝났지만 올 들어서는 크게 달라지고 있다. 우선 여자친구가 손수 초콜릿이나 과자, 스웨터 등을 만들어 선물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여자친구가 손수 뜨개질한 스웨터를 선물로 받은 이모씨(22.대학생)는 "애인이 직접 만들어 선물하는 것이 또래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선물 품목도 초콜릿 일변도에서 전통한과 떡 금연상품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올 밸런타인데이에는 한과나 약식, 떡에 초콜릿을 입힌 초코 크런치 한과와 하트모양의 떡 케이크가 큰 인기를 얻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관계자는 "설 연휴 때문에 초콜릿 매출이 작년에 비해 20∼30% 줄었지만 한과나 떡을 이용한 밸런타인데이 선물은 의외로 잘 팔리고 있다"며 "3만원 미만의 저가상품이 많이 팔리고 있으며,단순히 가격만 높은 것보다는 독특한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금연 열기에 힘입어 금연초 금연껌 금연사탕 등도 직장인과 대학생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삼초콜릿 홍삼초콜릿 등도 인기를 끌었다. '애주가' 남자친구를 둔 일부 여인들은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고급 위스키인 '밸런타인'을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건넸다고 백화점 관계자는 전했다. 초콜릿과 함께 건네던 ?사랑의 편지?가 없어진 것도 달라진 밸런타인데이 풍속도.각종 IT(정보기술) 장비와 친숙한 신세대들은 자신의 목소리가 녹음된 '보이스 카드'나 휴대폰 문자메시지, e메일 등으로 사랑의 편지를 대신하고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