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이 일종의 성과급 개념으로 기업체 임직원들의 근로의식을 높이고 이를 통해 경영을 활성화하는 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스톡옵션은 도입 초기 임원급에만 국한됐던 부여 범위가 최근 직원으로까지 확산되고 있고 임직원에 대한 성과 보상책으로 스톡그랜트(Stock Grant) 같은 새로운 제도도 채택되고 있다. 이에따라 주가가 행사가격 보다 크게 올라 엄청난 평가이익이 예상되는 임직원이 나오는가 하면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행사가격 이하로 떨어져 `빛좋은 개살구'가 된 사례도 나타나는 등 스톡옵션을 둘러싸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스톡옵션에 `웃고'= 삼성전자[05930]의 스톡옵션 행사가격은 지난 2000년 제공된 것은 27만2천700원, 작년분은 19만7천100원이며 부여된 해로부터 3년 뒤 행사할 수 있다. 주가가 현재상태로 유지된다면 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들은 상당한 차익을 챙길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가 8일 종가로 32만1천원임을 감안하면 작년에 받은 스톡옵션은 일단 주당 12만원 이상의 평가차익이 예상된다. 포항제철[05490]은 지난해 7월 처음으로 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해 유상부 회장 10만주, 이구택 사장 5만주, 부사장급 2만주, 제철소장 1만5천주, 전무 1만2천주, 상무와 상무대우 1만주, 사외이사 2천500주의 스톡옵션을 각각 부여했다. 행사가격이 9만8천400원으로 7일 종가(12만3천원)를 기준으로 유 회장은 22억6천만원, 상무급은 2억2천600만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한 셈이다. 포철의 스톡옵션은 회사가 행사가격과 실제 주가 사이의 차액을 현금 또는 자사주로 직접 지급하는 보상형이어서 임원들이 주식 매입 자금을 마련할 필요가 없는데다 철강경기가 바닥인 시점에서 부여됐기 때문에 주가 상승이 시작되면 이들이 돈방석에 앉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포철 안팎의 예측이다. ◇스톡옵션에 `울고' = 반면 SK㈜의 경우 지난 99년과 2000년 제공한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이 각각 주당 1만8천178원과 2만8천원으로 시가인 1만3천-1만5천원 보다높고 작년 제공분도 행사가격이 1만3천500원으로 시가와 비슷해 스톡옵션의 장점을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SK텔레콤[17670]은 행사가격이 재작년은 42만4천원, 작년은 21만1천원으로 8일 현재 24만3천원인 시가로 볼 때 재작년에 받은 것은 `실패'를 한 셈이고 작년에부여된 스톡옵션에서만 차익이 예상되나 정작 스톡옵션을 행사할 시기에 가격이 어떻게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코오롱도 지난 2000년 ㈜코오롱, 코오롱상사, 코오롱건설, 코오롱유화 등 4개 상장사 대표이사들에게 스톡옵션을 시범 시행했으나 올 1월 현재 각사의 주가 수준이 행사가격 보다 낮아 사실상 스톡옵션을 행사할 만한 회사가 없는 상황이다. ◇`대박 꿈' 벤처기업 희비 쌍곡선 = 셋톱박스로 세계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휴맥스[28080]의 경우 지난 98년 스톡옵션 부여 당시 행사가격이 2천원(99년 액면분할감안)이었으나 현재 주가는 3만4천원대로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당시 스톡옵션을 2만여주씩 부여받은 경영진과 핵심 연구개발진 16명은 매입주식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을 경우 1인당 6억원 이상의 차익을 얻을 수 있게됐다. 그러나 이런 횡재를 보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벤처기업 직원은2000년부터 시작된 극심한 벤처업계 침체로 인해 스톡옵션을 가지고 이익을 얻기 힘들 전망이다. 새롬기술[35610] 주가는 현재 9천원대로 스톡옵션 행사가격 2만3천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며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주가(8일 종가 3만1천6000원)도 스톡옵션 행사가격 6만8343원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한국 벤처기업의 신화로 불렸던 메디슨[18360]의 주가는 8일 종가 기준으로 910원을 기록, 2만원대까지 올라갔던 99년 주가의 2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해 스톱옵션 행사권은 한낱 휴지조각에 불과한 실정이다. ◇임원급 이어 직원에 확산 =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이사회를 열어 그동안 스톡옵션을 부여받지 못했던 해외법인 임원과 신임 임원, 일부 부장급 등 173명에게 98만8천주의 스톱옵션을 부여키로 했다. 또 SK는 지난 2000년부터 SK텔레콤, SK㈜ 등 주요 상장 계열사를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시행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이를 더욱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며 삼성물산도 지난해 임원 및 일부 부장급에 스톡옵션을 부여한데 이어 올해도 작년 수준에서 스톡옵션을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LG전자[02610]는 지난해부터 임직원의 성과에 대한 보상책으로 미래에 일정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스톡옵션과는 달리 즉시 팔수 있는 주식을 주는 스톡그랜트 제도를 실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4월에 필립스와 CRT합작사 설립에 따른 특별상여로 연차.직급에 따라 50-20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스톡그랜트를 실시했는데 당시 주가가 1만6천원대였지만 현재 LG전자 주가는 3만원대로 올라서 있어 LG전자 임직원들은 1년 사이보너스가 2배가 되는 쏠쏠한 재미를 본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