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냉온탕을 오가는 난타전 끝에 이틀내리 상승했다. 장중 등락폭은 크지 않았으나 전날 마감가를 놓고 위아래로 발걸음을 옮겼으며 장 막판 달러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돼 9일만에 1,320원대를 등정했다. 달러/엔 환율의 변동과 어우러진 수급 공방이 전개되면서 달러/원 움직임은 가늠키 힘든 시소게임을 펼쳤다. 1,320원대에서는 강한 경계감과 아울러 업체 네고물량이 공급됐으며 1,315원을 지지선으로 둔 결제수요가 팽팽하게 대치했다. 설날 연휴를 앞둔 마지막 거래일인 탓에 적극적인 거래는 자제됐으며 은행권은 포지션을 많이 가져가지 않은 채 실수물량 위주로 장이 형성됐다. 설날 연휴 기간동안 달러/엔 환율의 움직임이 최대 관건인 가운데 최근 형성된 1,310원대의 주된 흐름이 유지되면서 1,320원 이상에서 고점을 높이는 흐름이 예상된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원 오른 1,320.20원에 한 주를 마감했다. 1,320원대로 마감한 것은 지난달 28일 1,321.30원에 마감한 이후 처음이다. ◆ 박스권 내 혼조세 예상 = 다음주 설날 연휴이후 이틀간의 거래에 불과하기 때문에 연휴기간동안 달러/엔이 어느 수준에 가 있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다. 다만 달러/엔의 변화가 크지 않다면 달러/원은 1,310원에서의 하방경직성과 1,320원대에서의 매물 압박이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1,320원대에서 네고물량 공급이 활발했으나 정유사 결제수요가 꽤 많았다"며 "예상외로 포지션이 부족했던 탓에 장 막판 달러되사기(숏커버)가 급하게 진행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315원이 이번주 단단해졌으며 1,320원대에서 마감돼 다음주 강력한 저항선인 1,325원까지 상승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달러/엔이 밀리는 것을 보고 밀어내다가 장 막판 포지션 정리과정에서 매수세가 들러붙었다"며 "연휴기간동안 달러/엔 동향과 NDF 종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달러/엔이 최근 132∼135엔에서 묶여 있음을 감안하면 많이 뜨지 않을 것"이라며 "1,320원대는 다소 과한 것 같고 달러/엔 범위가 이탈되지 않는다면 달러/원도 1,310∼1,330원 박스권으로 보면 된다"고 예상했다. ◆ 재료·수급 혼조 = 전날 뉴욕에서 133.73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이날 일본은행(BOJ)의 정책회의 결과에 따라 흐름이 반전됐다. 오전장만 해도 BOJ가 증시 하락과 경기 회복을 위해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할 것이란 예상으로 134.10엔대로 올랐던 달러/엔은 기존 통화정책 유지발표 이후 반락, 133.50엔대까지 미끄러졌다. 달러/엔은 오후 4시 52분 현재 133.59엔을 가리키고 있다. 이와 함께 고이즈미 총리가 오는 9일 G7 정상회담을 의식한 듯 "엔 약세를 유도할 의도가 없다"는 발언으로 엔화 가치는 지지됐다. 수급상황도 잦은 변동을 통해 환율 움직임을 좌우했다. 1,320원대에서는 전자업체의 네고물량이 공급돼 환율 상승을 억제한 반면 개장초부터 1,317원 내외에서 정유사의 결제수요가 유입돼 하락시도를 막았다. 최근 아래쪽을 단단하게 지지했던 정유사의 결제수요는 이날도 영향을 가했으며 다음주에도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2.20원 낮은 1,316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상승 반전한 뒤 10시 17분경 1,320.40원으로 올랐다. 이후 환율은 추가 상승이 저지된 채 10시 52분경 1,318.50원으로 되밀렸으나 역외매수세 등으로 재반등, 11시 17분경 이날 고점인 1,321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물량 공급이 이뤄지면서 환율은 1,319원선으로 재반락, 1,319.40원으로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90원 낮은 1,318.5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개장직후 내림세로 방향을 전환한 뒤 달러/엔 추가 반락과 달러되팔기(롱스탑)으로 2시 38분경 1,316.60원까지 내려섰다. 그러나 정유사의 결제수요와 달러되사기(숏커버)로 인해 상승 반전한 환율은 3시 9분경 1,319.40원까지 오른 뒤 1,317원선 재반락을 거쳐 장 막판 1,320원을 재등정하는 강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장중 고점은 1,321원, 저점은 1,316원으로 장중 5원이 이동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60억원의 매수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97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환율과는 무관한 흐름.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8억3,93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5억8,23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150만달러, 2억7,680만달러가 거래됐다. 9일 기준환율은 1,318.8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