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서울대에서 수시 추가모집을 실시하면 이미 다른 대학에 등록한 상당수 아이들이 서울대로 몰려갈 게 뻔합니다. 결국 학생들이 연쇄적으로 이동할테고 다른 대학은 미달된 정원확보를 위해 한바탕 난리를 치뤄야 합니다"(서울시내 D대 입학관리과장) "요즘엔 대학 간판보다 졸업후 취직이 잘 되는 전공을 택하는 실리파 학생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학생들,특히 학부모들의 절대다수는 아직도 "간판"을 우선시합니다. 사회 풍토 자체가 여전히 학벌위주 아닙니까. 이런 상황을 뻔히 아는 서울대가 추가모집 결정을 내린 것은 이기주의적인 발상입니다"(서울시내 S대학 입학처장) 7일 서울대 수시 추가모집을 둘러싸고 각 대학들로부터 비판적 목소리가 높다. 지난 5일 끝난 1차 정시모집에서 86.6%라는 역대 최저 등록률을 기록한 서울대는 사상 최초의 추가모집 실시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데 이어 다른 대학으로부터 비난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물론 서울대도 할 말은 있다. 추가모집을 실시키로 한 간호대와 농생대 사범계열은 모집 정원의 각각 27.9%,14.3%만 채운 상태.이래서야 정상적인 수업은 물론 학사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질 게 뻔하다. "쓸모없는 학과"라는 낙인이라도 찍히면 당장 예산 삭감에 교수들 자리도 서넛 없어지게 된다. 이러니 추가모집이라는 고육책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 서울대 추가모집을 둘러싼 비난과 합리화의 와중에 정작 우려되는 것은 교육의 수요자인 학생들의 미래다. 대규모 미충원 사태가 우려되는 학과들은 대부분 학생들의 외면을 받는 "비인기"학과다. 인기가 없는 이유는 학생들이 그 학과를 나와도 사회에서 받아줄 곳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대 경제학부의 한 교수는 "우리 대학들은 장기적으로 산업별.직업별 인력수급 상황에 맞게 전공학과의 인원을 조정하려 하기보다 학생들이야 나중에 어떻게 되건 일단 많이 뽑아놓고 보자는 주의"라며 "단순히 결원을 충원해 사회에서 감당도 못할 정도의 인력을 무작정 공급하기보다 시장원리에 맞게 일부학과의 정원은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