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국세청이 사채업자에 대한 일괄 세무조사를 벌인 후 우리 회사가 추징당한 세액이 자그마치 84억8천8백만원입니다. 그때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이제 사채업도 투명해야만 살아남을수 있다고" 음지에 있는 사채시장을 양지로 끌어올리겠다며 최근 전국대금업연합회(가칭 전대련) 결성에 나선 엽찬영 대호크레디트 회장(36)의 얘기다. "국내 사채업체들은 지금 생사의 갈림길에 있습니다. 첫째 요인은 일본계 대금업체들이 사채고객의 70% 이상을 잠식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유는 금융환경은 선진화되는 반면 사채업자들의 영업방식은 70년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만해도 세금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에 84억원이 넘는 탈세를 하게 됐습니다" 엽 회장이 전대련을 통해 추진하려는 사업은 사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개선 사채업자간의 고객 신용정보 공유 다양한 사채상품 개발 인터넷 대출영업 등으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엽 회장은 사채업체들의 공동지주회사 설립,채권추심 약관재정,채권추심 전문회사 설립 등을 계획하고 있다. "사채업이 건전하게 발전하려면 정부도 하루빨리 대금업법과 이자제한법을 제정,사채업자들이 제도권내에서 떳떳이 활동할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법적 최고이자율은 연 1백% 정도가 적당하다고 봅니다. 향후 일본처럼 최고 이자율을 낮춰가면 되겠죠" 엽 회장은 지난 94년 종잣돈 2천만원으로 사채업을 시작,현재 대호크레디트와 삼환트러스트라는 대금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업체의 전국 지점수는 총 57개에 달한다. 대호크레디트와 삼환트러스트의 총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 현재 약 97억원이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