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박용성 국제유도연맹(IJF) 회장은 숙소에서 TV를 통해 자신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투표를 지켜봤다. 당선 이전까지는 IOC 위원이 아니기 때문에 총회에 참석할 수 없었던 것. 본부 호텔인 리틀아메리카 호텔에 묵고 있던 박 회장은 당선 직후 바로 옆에 위치한 총회 장소인 그랜드아메리카 호텔로 이동했고 이날 함께 당선된 9명의 새 IOC위원들과 같이 비로소 총회가 열리는 그랜드볼룸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박 회장은 "당선이 확실시돼 별로 떨리지 않았지만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투표 결과를 발표할 때는 약간 긴장이 됐었다"고 당시의 소감을 피력했다. 0...총회장인 그랜드볼룸에 입장한 박 회장은 곧바로 단상에 올라 IOC 선서를했는데 긴장한 탓인지 유창한 영어 실력의 박 회장답지 않게 자주 더듬거렸다. "천하의 박 회장도 IOC 총회 단상에 오르니 떤다"는 얘기가 오갔지만 박 회장이 후에 기자회견에서 "떨렸던게 아니고 안경을 가지고 오지 않아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아 더듬거렸을 뿐"이라고 해명하기도. 0...박 회장은 이날 후보로 나선 10명 중 3번째로 투표에 부쳐졌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선거에서 박 회장은 나와프 파드압둘 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왕자와 키키스 라자리즈 사이프러스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에 이어 이름이 호명됐고 예상대로 무난히 당선됐다. 한편 김운용 대한체육회장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자국 출신 IOC 위원의 투표에는 참가할 수 없다'는 원칙에 따라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았다. 0...자크 로게 위원장 하에서 처음 치러진 이번 IOC 총회는 군더더기 없는 '번개 진행'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일례로 10명의 새 IOC 위원 투표를 마감하는데 걸린 시간은 단 20분. 현지시간으로 9시50분에 시작된 투표는 전자식으로 진행돼 한 사람당 채 2분이 걸리지 않았고 10시15분에는 새 IOC 위원들이 박수를 받으며 총회장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로게 위원장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업무에 필요 없는 가구들을 과감히 없애고 이번 동계올림픽 기간에도 호텔 대신 선수촌에 묵는 등 '사마란치 시대'에 붙었던 군살을 빼는데 솔선 수범하고 있다. (솔트레이크시티=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