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자동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수입차 시장을 둘러싼 대기업들의 각축전이 가열되고 있다. SK 코오롱 두산이 이미 수입차를 판매하고 있는데 이어 최근엔 LG도 이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관리 체제로 접어든 것을 계기로 뚝 떨어졌던 수입차 판매가 올해는 1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고속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수익도 짭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5일 발표한 지난달 수입차 판매대수는 총 8백49대로 97년 4월의 8백73대 이후 가장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2%,전달에 비해선 27% 늘어난 것이다. 대기업 가운데 수입차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한 업체는 코오롱. 코오롱은 지난 1987년 계열사인 코오롱상사(현 코오롱모터스)가 BMW와 딜러 계약을 맺고 서울 강남 논현동에 제1전시장을 개설했다. 현재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에 10개 전시장과 6개의 정비공장을 갖추고 있다. 올 상반기 중 서울 강남지역과 이태원에 추가로 4개의 전시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코오롱은 지난해 모두 1천2백41대를 팔아 국내BMW 판매물량의 52%를 차지했다.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는 16% 가량의 점유율에 해당한다. 작년 실적은 매출액 1천80억원에 영업이익 45억원. 올해는 1천5백60억원의 매출액과 95억원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 규모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만큼 보다 공격적인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며 "하반기에는 코스닥 시장에 등록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지난 2000년 (주)두산 상사BG가 볼보자동차와 딜러 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입차 시장에 진출했다. 서울 논현동과 성수동에 각각 전시장을 두고 있는 두산은 작년 5백54대의 수입차를 판매했다. 두산은 향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두산 관계자는 "판매 증가에 대비해 올해 중 분당과 서울 대치동에 추가로 전시장을 세우고 서비스센터에 대한 투자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제조를 제외하고 정비 보험 중고차 등 자동차 관련 모든 사업을 벌이고 있는 SK도 지난해 계열사인 SK글로벌 에너지판매 부문이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서울 강남지역 딜러로 선정되면서 수입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SK는 작년 총 3백20대의 렉서스를 팔아 진출 첫해에 비교적 성공을 거뒀다는 평을 얻었다. 이에 따라 현재 운영 중인 반포전시장 외에 제2전시장을 추가로 건설하고 정비공장도 신설할 계획이다. LG는 계열사인 LG정유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와 딜러권 획득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LG정유는 출자회사인 얄개닷컴(LG측 지분 25%)을 통해 수입차 사업을 하거나 아니면 별도 법인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의 점유율은 아직까지 0.7% 수준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6%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입차 판매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인 만큼 대기업들의 참여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