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금업 시장에 일본계 자본이 대거 진출한데 이어 다른 나라 자본도 잇따라 유입될 전망이다. 외국자본의 가세로 사금융이 급속 팽창하는 과정에서 빚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파산에 이르는 사람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한편으론 경쟁심화로 이자가떨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없지 않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본내 최대 대금업체인 다케후지와 3위업체인 푸르미스가 국내 시장조사를 이미 마치고 연내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대금업체들은 먼저 진출한 A&O크레디트 등 6개사의 '눈부신' 성장에 자극받아 국내의 관련 제도를 숙지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국내 진출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A&O크레디트 등 일본계 6개 대금업체는 '빠르고 편리한 대출'을 무기로 지난해말 5천400억원대의 대출잔액을 기록하고 1천억원에 가까운 이익을 냈다. 또한 유럽계 BNP파리바그룹 자회사인 세텔렘도 오는 6월께 신한지주와 합작회사를 설립, 국내 소비자금융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세텔렘은 전세계 50여개국에서 쌓은 영업노하우를 바탕으로 신한지주의 은행.증권.보험 등을 창구로 활용해 국내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거래관계와 신용측면에서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고객들을 대상으로 카드 현금서비스 수수료율 정도의 금리로 소액대출서비스에 나선다는구상"이라고 말했다. 씨티은행의 신용대출부문 자회사인 씨티파이낸셜도 국내 자본금 200억원 규모의자회사를 설립, 오는 4월께부터 소액신용대출 시장에 발을 내디딜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파이낸셜도 세텔렘과 마찬가지로 은행권에서 취급을 기피하는 신용 한계수위의 소비자 계층을 대상으로 20%대 정도의 이자율로 고객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국자본의 사금융 시장 진출 확대는 결국 이자율 20∼90% 범위내에서 다양한 타깃을 정하는 '전주'들이 많아지는 셈"이라며 "궁극적으로 경쟁이심화되면서 이자율이 떨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금융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이들을 이용하는서민들이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의 빚을 떠안아 개인파산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